31일 열릴 예정인 마식령스키장 남북공동훈련에 참가하는 남측 선수단은 전세기를 이용, 방북할 전망이다. 우리 측이 원산 갈마비행장 이용료 등을 지불하지 않는 것으로 합의함에 따라, 항공편 이용과 관련한 대북제재 논란은 일정 부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은 29일 오전 서울정부청사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남북공동스키훈련에 참가하는 우리측 선수를 위해 전세기를 띄우는 것이냐는 질문에 “네”라고 답하며, “북측이 공항 이용 등 제반 편의를 제공하기로 했기 때문에, 비행장 이용료 및 영공 통과료는 지불하지 않는 것으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북한에 대량 현금(Bulk Cash)을 제공할 경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 위반 소지가 있다는 우려는 불식시킨 셈이다.
아울러 북한에 다녀온 모든 선박과 비행기는 180일 동안 미국 내 입항을 금지하는 내용으로 미국이 지난해 9월 발표한 대북제재와 관련, 전세기 섭외에 문제가 없는지를 묻는 질문에 백 대변인은 “(그런 우려사항도) 참작하고 있다”며 “남북합동행사 관련 제재 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미국 등 국제사회와 긴밀하게 협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동훈련에 참가하는 남측 선수단은 양양공항에서 전세기를 타고 원산 갈마비행장으로 이동한 뒤, 육로를 이용해 마식령스키장으로 향할 가능성이 높다. 비행장에서 스키장까지 직선거리는 약 23㎞로, 차로 약 45분이 소요된다. 사전점검차 23~25일 방북한 통일부 당국자는 “6대 정도 주차할 수 있는 (중소형) 공항”이라는 설명과 함께 “비행장 활주로, 유도로, 주기장 등 시설과 안전시설ㆍ장비 등을 살펴본 결과 시설이 비교적 잘 갖춰 있었고 관리상태도 괜찮았다”고 전한바 있다. 아울러 정부는 해당 항공편이 갈마비행장에서 양양공항으로 돌아올 때 1일 파견될 예정이었던 북한 선수단을 태워오는 것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 관계자는 “논의 중인 건 맞지만 확정된 건 아니다”고 밝혔다.
한편 통일부는 이날 발표하기로 했던 마식령스키장 공동훈련 일정 발표를 미루며 “최종 조율 중이다”는 원론적 입장을 내놨다. 공동훈련이 31일 열린다면, 출발이 불과 이틀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다. 금강산 합동문화공연(다음달 4일 예정) 준비 차 먼저 방북해야 하는 인력들 일정도 미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발전기 가동을 위해 경유를 반출하는 과정에서나 전세기를 띄울 항공사 섭외 과정에서 차질이 빚어진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는 이유다. 끊임없이 제기되는 남북 상호주의 원칙 위반 논란에 대한 눈치보기라는 분석도 있다. 통일부는 “행사가 차질 없이 이뤄질 수 있도록 관계기관과 협조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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