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1,000원 미만 ‘동전주’, 지난해 증시 활황에도 하락
공모주 38.7%가 공모가에 못미쳐… ‘반토막’ 종목도 있어
기록적인 증시 활황에도 동전주(주가 1,000원 미만 주식)의 최근 1년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주가 급등을 노린 동전주 투자에 주의를 요하는 대목이다. 청약 경쟁률이 수백 대 1에 달하며 인기를 끌고 있는 공모주 역시 종목에 따라서는 주가가 공모가 대비 절반 가까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한국거래소가 2016년 12월 29일부터 올해 1월 24일까지 코스피 시장에 상장된 864종목의 주가 변동률을 가격대별로 나눠 분석한 결과 2016년 말 당시 주가 1,000원 미만인 17개 종목은 평균 25.75%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27개 동전주의 주가도 33.47% 떨어졌다. 반면 코스피 상장사 중 주당 가격이 10만원 이상인 주식은 23.89%, 코스닥 시장 3만원 이상 주식은 75.09% 각각 상승했다. 지난해 이후 증시가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사실상 시장을 이끈 것은 가격대가 비싼 종목이고 동전주는 소외된 셈이다.
하지만 개별 종목별로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싼 종목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코스닥 시장에서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한 우리기술투자는 2016년 말 660원에서 올해 1월 24일 6,960원으로 964.55% 상승했으며 1,195원이던 SCI평가정보도 433.05% 올랐다. 코스피 시장에서 가장 많이 오른 종목은 2,640원에서 2만700원까지 684.09% 오른 나노메딕스다. 우리기술투자와 SCI평가정보는 지난해 말 ‘가상화폐 테마주’로 분류돼 급등했고 나노메딕스는 상호를 변경한 뒤 바이오기업으로 거듭난 것이 호재가 됐다.
기업공개를 통해 증시 자금을 끌어들이고 있는 공모주들은 전반적으로 투자자 기대에 부응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상장한 공모주의 평균 주가 상승률은 41.2%로 코스피(21.8%)ㆍ코스닥(26.4%) 지수 상승률을 크게 앞섰다.
그러나 개별 종목의 등락을 따져보면 지난해 상장한 62개 종목 중 상장 당일 종가가 공모가에 못 미친 종목이 18개(29.0%), 연말까지도 주가가 공모가에 못 미친 종목은 24개(38.7%)에 달했다. 특히 지난해 2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에프엔에스테크는 지난해 12월 28일 종가가 7,150원으로 공모가(1만4,000원) 대비 48.93% 하락하며 반토막 났다. 같은 달 코스피에 상장한 호전실업은 공모가 대비 47.60%, 9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선익시스템은 32.30% 빠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공모주라고 해서 반드시 높은 수익률을 올리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주변 분위기에 휩쓸려서 투자해서는 안된다”며 “증권신고서의 기업정보와 실적, 공모가 등을 꼼꼼히 살펴본 후 투자를 결정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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