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3 준우승 거둬 국민통합 유공
국가주석, 박 감독에도 3급 훈장
베트남의 축구역사를 새로 쓴 박항서 감독의 베트남 축구대표팀이 훈장을 받는다. 결승 연장전 종료 1분을 남겨 놓고 우즈베키스탄에 골을 허용해 우승에는 실패했지만, 연이은 역대 최고 성적으로 국민 통합에 공을 세운 대표팀을 평가한 것이다.
28일 VN익스프레스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쩐 다이 꽝 베트남 국가주석은 아시아축구연맹(AFC) U-23(23세 이하) 챔피언십에서 준우승 한 축구 대표팀에 1급 '노동훈장'을 수여하기로 했다. 박 감독과 미드필더 응우옌 꽝 하이, 골키퍼 부이 띠엔 중은 3급 노동훈장을 받는다. 국가주석실은 앞서 23일 카타르를 꺾고 결승행 티켓을 따낸 직후 문화체육관광부에 ‘훈장 수여’를 지시했다.
훈장과 별도로 응우옌 쑤언 푹 총리는 이날 오후 대표팀을 직접 불러 이번 대회에서 선수들이 보여준 투지에 대해 격려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을 통해 “눈보라 속에서 연장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 그 자체로 진정한 스포츠 정신을 보여줬다”며 “부임 3개월여 만에 베트남 국가대표팀을 아시아 정상권으로 끌어올린 박 감독님의 노고에 우리 국민도 기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하노이 노이바이 국제공항을 통해 베트남으로 돌아온 대표팀은 국민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공항에서 하노이 시내까지 이어지는 길 곳곳에 환영 인파가 몰렸으며, 시내에서도 시민들이 금성홍기를 흔들며 환영했다. VN익스프레스는 환영 인파 길이가 30㎞에 달했다고 전했다. 스포츠채널 VTV6은 대표팀 복귀 전부터 특집방송을 편성, 공항도착 장면과 시내 이동 장면을 실시간 방영했다. 또 각계 각층의 응원 메시지 전달, 스튜디오 축하공연 등을 통해 준우승의 열기를 이어나갔다.
앞서 전날 중국 장쑤성 창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에서 벌어진 AFC U-23 챔피언십 결승전에서는 베트남 대표팀이 우즈벡에 아깝게 패했다. 눈이 내리는 악조건에도 불구, 우즈벡에 선제골을 내줬으면서도 동점을 만드는 등 선전했지만 연장 후반 종료 1분을 남겨놓고 결승골을 허용했다.
베트남 방송 관계자는 “열대나라 선수들이 눈밭에서 120분이나 뛰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이긴 경기”라며 “축구에서만큼은 베트남이 아시아 최고라는 사실을 확인시켜 준 선수들은 충분히 훈장을 받을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호찌민=정민승 특파원 msj@hankookilbo.com/그림3 28일 오후 하노이 노이바이 국제공항에서 하노이 시내로 향하는 도로 양편에서 국가대표 축구팀을 환영하는 베트남 국민들. VTV6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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