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는 희귀질환을 앓아 얼굴 한쪽이 부었다는 이유로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채용을 거부한 행위는 차별행위라고 판단, 편의점 점주에게 특별인권교육 수강을 권고했다.
28일 인권위에 따르면 림프종으로 얼굴 한쪽이 부어 오르는 안면 부종 증상이 있는 이모씨는 지난해 8월 모 편의점 야간 단기근로자로 지원했고 전화로 면접 약속을 한 뒤 찾아갔으나 외모를 이유로 채용을 거부당했다.
편의점 점주 박모씨가 이씨의 부어 오른 얼굴을 보고 “말하는 것도 불편해 보이는 데다 손님들도 불쾌하게 생각할 것”이라며 거부한 것이다. 이에 이씨는 외모를 이유로 한 고용상 차별이라고 판단,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인권위 조사에서 점주 박씨는 “바쁜 업무 중 갑자기 면접을 보러 온 이씨를 마주했다가 (부어 오른 얼굴을 보고) 당황한 마음에 신중한 고려 없이 곧바로 채용 거부 의사를 밝힌 것은 실수”라고 인정했다. 그러나 박씨는 “고객들에게 대면 판매를 하는 편의점 특성상 외모가 채용 기준이 되는 건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인권위는 직무수행능력을 검증하기 위한 어떠한 절차도 없이 외모만을 이유로 채용을 거부한 것은 신체조건을 이유로 한 차별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편의점 손님이 불편해할 것 같다는 우려는 사회적 편견에 근거한 것”이라며 “이러한 편견은 극복하거나 개선해야 할 대상이지, 용모를 이유로 한 불리한 대우를 정당화시킬 수 있는 합리적 사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이어 “점주의 행위는 인권위법에서 규정한 평등권 침해의 차별행위에 해당하므로 인권위가 주관하는 특별인권교육 수강을 권고한다”고 덧붙였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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