볏짚 존치지역ㆍ무논 줄어들어
지역 수요 많지만 예산은 부족
올 겨울 역대로 가장 많은 두루미가 강원도 철원평야를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두루미는 멸종위기 야생동물 Ⅰ급 조류로 전 세계에 생존 개체가 3,000마리 안팎에 불과하다.
환경부는 1999년 겨울철 조류 동시센서스를 시작한 이후 지난 19일부터 21일까지 철원평야에서 가장 많은 930마리의 두루미가 관찰됐다고 28일 밝혔다.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은 매년 12월과 1월 100개팀 200여명이 전국 주요 철새도래지와 습지 200개소에서 동시에 철새도래현황을 조사한다.
철원평야는 전 세계 야생 두루미의 약 30%가 겨울을 나는 세계 최대 두루미 월동지역이다. 겨울에도 얼지 않는 여울 등을 갖춘 약 150㎢의 넓은 평지와 정부와 민간이 함께 볏짚 존치 지역, 무논(물이 괴어 있는 논) 유지 등 두루미의 먹이와 쉴 곳을 제공하는 게 두루미가 서식하는 데 최적의 환경이 되고 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철원평야를 찾는 철새의 수는 매년 증가해 올해는 49종 3만9,898마리로 2015년보다 2.7배 늘었다.
하지만 볏짚을 그대로 논에 두는 면적은 지난해 보다 줄었고, 수확이 끝난 논에 물을 가둬 우렁이 등 먹이를 제공하는 무논 면적 역시 약 99만㎡로 2016년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이는 관련 예산이 지역 수요보다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특히 무논의 경우 절반 이상은 농민들이 어떤 지원금도 받지 않고 자발적으로 조성했을 뿐 정부 지원이 없는 상태다.
최종수 철원두루미협의체 사무국장은 “두루미가 철원지역을 많이 찾고 있지만 지원금이 부족하다 보니 두루미가 겨울을 나는 데에는 여전히 먹이와 지역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철원평야를 찾은 두루미 가족 영상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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