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스키협회의 안일한 대처로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준비했던 선수 5명의 출전권을 잃게 되며 알파인 스키 대표팀이 심한 내홍을 겪고 있다. 떨어진 선수들은 거세게 반발했고, 일부는 최종 선발과정의 공정성을 문제 삼았다.
국제스키연맹(FIS)가 22일 발표한 평창올림픽 알파인 스키 쿼터 리스트에 따르면 우리 대표팀의 출전권은 대한스키협회가 예상했던 9장에서 5장 못 미치는 4장이었다. 협회의 판단 착오로 올림픽에 출전할 줄 알고 훈련에 매진했던 일부 선수들의 평창 꿈이 무산된 것이다. 협회는 또 이 사실을 뒤늦게 24일에야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협회는 “소통이 잘못 이뤄진 부분에 대해서는 인정한다”며 “우리 잘못이 맞다”고 사과했다.
협회는 줄어든 쿼터 내에서 올림픽 엔트리 확정을 위해 25일 경기력향상위원회를 열어 정동현(30), 김동우(23), 강영서(21), 김소희(22) 4명을 선발했다. 나머지 5명의 선수들은 위원회의 결정에 “일관성이 없는 선발”이라고 반발했다. 이 중 2명의 선수는 26일 오전 강원 정선 훈련장에서 짐을 싸 나갔다.
국내 여자 알파인스키 속도계의 1인자 김서현(27)은 “선발 과정이 불공정했다”며 엔트리 마감일까지 기다려보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26일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잠을 못 잤고, 밥도 잘 안 들어간다”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그는 “감독님은 ‘이런 상황이 생길 줄 몰랐다’고 하는데, 선수로서 이렇게 끝낼 수 없다. 올림픽 아닌가”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올림픽에 나갈 여자 2명의 선수, 강영서와 김소희는 모두 기술계다. 반면 남자 2명 정동현, 김동우는 각각 기술, 스피드계로 나뉜다. 협회는 경기력향상위원회에서 먼저 기술팀과 스피드팀에서 남녀 1명씩 뽑는다는 원칙과 다른 하나는 회전과 대회전, 슈퍼대회전, 복합까지 고른 성적을 낼 수 있는 선수를 선발하겠다는 원칙을 세워 선발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서현은 “회전, 대회전에서 밀린다고 하는데, 마라톤 선수한테 100m 기록이 밀리니까 나가지 말라는 것과 다를 게 없다”며 “납득할 수 있도록 선수 선발을 재고해달라”고 주장했다. 협회 관계자는 “공정한 과정을 거쳤고, 선수 선발을 마쳐 번복할 일은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 “우리도 안 아픈 손가락이 어디 있겠나. 협회 총무이사가 선수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알파인 스키 대표팀은 올림픽 최종 엔트리 제출 마지막 날인 28일까지 국제스키연맹(FIS)으로부터 추가 쿼터를 받는 실낱 같은 희망을 품었지만 대표팀에 주어진 추가 티켓은 더 이상 없는 것으로 26일 확인됐다. 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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