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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신저 “북한 핵 보유보다 핵 확산이 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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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신저 “북한 핵 보유보다 핵 확산이 더 우려”

입력
2018.01.26 14:47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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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자회담·별도 채널 가동 등이

한반도 비핵화 가장 좋은 경로”

그림 1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이 25일(현지시간) 미 상원 군사위원회에 출석해 북핵 문제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그림 1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이 25일(현지시간) 미 상원 군사위원회에 출석해 북핵 문제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미국 외교계 원로들이 25일(현지시간) 미 상원 군사위원회에 출석해 북핵 문제로 인한 핵 확산과 핵무기 사용 위험성에 대한 우려를 쏟아냈다.

상원 군사위원회가 이날 '미국의 국가 안보 전략'을 주제로 연 청문회에서 헨리 키신저(94) 전 국무장관과 조지 슐츠(97) 전 국무장관, 리처드 아미티지(72) 전 국무부 부장관이 증인으로 출석해 북핵 문제를 가장 큰 안보 위협으로 규정하며 북핵 정세를 진단했다.

키신저 전 장관은 “북핵 프로그램에 대한 나의 근본적인 우려는 미국 영토에 가하는 위협이 아니다”며 “가장 당면한 우려는 ‘만약 북한이 군사적 핵 능력을 계속 보유하고 된다면, 핵 무기 확산에 대한 여파가 근본적인 게 될 수 있다는 점”이라며 ‘핵 도미노'를 우려했다. 그는 “북한이 미국과 중국, 국제사회의 반대에도 핵 능력을 유지한다면 다른 나라들이 틀림 없이 이것이 국제적 주목을 받고 국제적 분쟁에서 우위를 얻는 길이라고 느끼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 시절 재임한 슐츠 전 국무장관도 핵무기 확산이 “전 세계를 날려버릴 수 있는 중대한 문제”라며 “나는 사람들이 (핵무기에 대한) 두려움을 상실한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 모든 것은 다른 방향, 즉 핵확산으로 가고 있다”고 우려했다.

원로들은 그러나 북핵 문제 해법으로 트럼프 정부가 검토하고 있는 대북 군사 공격에 대해서는 반대 의견을 보였다. 키신저 전 장관은 “선제 공격으로 북한을 다루려는 유혹은 강하다”면서도 “세계의 중요한 지역, 적어도 아시아권에 의한 지지 없이 중국과 러시아 접경에서 하는 미국의 독자 전쟁은 매우 우려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은 정권 유지를 보장하기 위해 핵무기를 획득한 만큼, 그걸 포기하는 건 자살행위와 마찬가지”라면서 교착상태를 보여온 북핵 6자 회담의 재개나 미·중 간 별도 채널 가동 등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가장 좋은 경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슐츠 전 장관도 조만간 발표될 예정인 국방부의 핵 태세 보고서와 관련, “초안을 읽어봤는데, 핵무기 사용에 대한 의향을 암시하는 것으로 보였다”며 “핵무기는 핵무기다. 작은 것을 사용하면 더 큰 것을 사용하게 된다”고 우려했다. 핵태세 보고서는 핵무기 현대화를 강조하면서 소형 핵무기 개발을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당시 재임한 아미티지 전 국무부 부장관은 “트럼프 행정부의 말과 행동 간에 모순이 있다”며 “유감스럽게도 미국 외교정책의 일관성 부족이 미국의 국제적 역할에 대한 불확실성을 초래해왔으며, 우리는 미국의 리더십 상실에 대한 우려스러운 신호를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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