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되어주세요] 150. 한 살 혼종견
지난 해 12월 29일 서울 마포구 잔다리로 동물보호단체 카라의 사무실인 ‘더불어 숨 센터’에 천으로 덮인 큰 케이지가 있었습니다. 활동가들이 천을 들춰보니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개들이 구겨지듯 들어가 있었습니다. 활동가 네 명이 겨우 케이지를 옮기고 꺼내보니 좁은 공간에 무려 열 두 마리의 개들이 다리도 펴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새끼를 낳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어미 개 한 마리와 태어난 지 한 달도 안된 아가들이 여섯 마리, 3개월령 강아지 세 마리, 그 어미로 추정되는 개 한 마리, 진도 혼종 강아지 총 열 두 마리였습니다. 이 중 성견 세 마리는 자신들이 강아지들을 행여나 깔고 앉지는 않을 지 어정쩡한 자세로 서 있었다고 합니다.
개들은 케이지에서 나오자마자 두려움에 떨며 몸을 숨기기 바빴고 갓 태어난 강아지들은 엄마 젖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새해 연휴 동안 활동가들은 아이들을 돌봤고 그렇게 사흘이 지나자 개들은 꼬리를 흔들며 활동가들을 맞아주었습니다.
새끼 여섯 마리의 어미 개 ‘하늘이’(한 살 추정·암컷)는 가장 먼저 활동가 품에 안기며 다른 개 친구들도 경계를 풀 수 있도록 도와주었습니다. 얼마 전 열렸던 입양 행사를 통해 새끼들은 모두 입양을 갔고 이제 하늘이가 가족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하늘이는 사람 무릎에 올라가길 좋아하고 친해지면 뽀뽀도 해줍니다. 새끼들에게 젖을 물리느라 지금은 말라있지만 잘 먹는 스타일이라 금방 몸을 회복할 수 있을 거로 보입니다. 사람도 잘 따르고 다른 친구들과도 잘 지내고 배변도 패드에 잘 가립니다. 불안한 환경 속에서도 여섯 마리 새끼들을 모두 건강하게 잘 키워낸 장한 엄마 하늘이에게도 새 가족이 빨리 나타나길 바랍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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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양문의: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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