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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의 위험 외주화… 질소가스 누출 4명 사망

입력
2018.01.25 19:09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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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제철 냉각기 교체 중

2013년 말에도 유사한 사고

최근 5년간 사고 7건 발생

피해자 대부분 외주 근로자

포스코 “재발 방지에 최선” 사과

포스코 포항제철소 에너지부 산소공장 전경. 포스코 제공
포스코 포항제철소 에너지부 산소공장 전경. 포스코 제공

포항제철소에서 일하던 외주업체 근로자 4명이 질소가스에 질식해 숨졌다. 우리 사회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돼 온 위험의 외주화가 재현됐다는 지적이다.

25일 오후 4시쯤 경북 포항시 남구 포스코 포항제철소 3파이넥스 인근 에너지부 산소공장 14플랜트에서 이모(47)씨 등 외주 근로자 4명이 냉각기 교체작업을 하다 누출된 질소가스에 질식해 병원으로 옮겼으나 모두 숨졌다.

이들 근로자들은 포항제철소 외주업체인 TCC한진 소속으로 이날 산소공장 충전재를 교체하는 과정에서 새어 나온 질소를 흡입해 변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 직원 270여명의 TCC한진은 1975년 2월 설립된 포스코 특수기계설비 정비 전문회사로, 포스코의 발전 송풍 산소플랜트 등을 정비하고 있다. 1차 외주사 58개사 중에 상위 규모에 속하는 업체다.

포항제철소는 이날 정기 수리를 위해 공장 가동을 중지하고 오전 9시부터 외주 직원을 투입했으며 직원들은 오후 3시쯤 30분을 휴식한 후 다시 작업을 재개했다. 사고가 난 산소공장은 2007년 파이넥스 고로 신설에 따라 증가하는 가스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건설됐다. 유독가스의 일종인 질소는 물에 잘 녹지 않으며 다른 원소와 반응하지 않는 불연성 가스로 반도체 제조 및 세척, 냉장〮냉동식품 제조 등 다양한 곳에 이용되고 있다.

2013년 12월 16일에도 포항제철소 파이넥스 3공장 주변 플랜트 산소설비 현장에서 유사한 사고로 최모(53)씨 등 외주업체 직원 2명이 가스에 질식해 숨졌다. 2015년 7월에는 파이넥스 1공장의 외벽 가스 배관이 터지는 사고가 있었고, 앞서 2014년 5월에는 2고로(용광로) 안에서 가스밸브 교체작업 중 폭발사고가 발생, 외주업체 근로자 5명이 다쳤다. 포스코에서 최근 5년간 발생한 7건의 사고 피해자 대부분이 외주 근로자였다.

비단 포스코뿐 아니라 위험의 외주화로 인한 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5월 4명의 목숨을 앗아간 경남 창원시 진해구 STX조선소 내 석유운반선 폭발사고, 지난달 9일 용인 타워크레인 사고로 숨진 3명의 노동자도 모두 외주업체 소속 직원이었다.

특히 외주업체는 안전교육도 제대로 받지 않은 일용직 근로자를 현장에 투입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위험 현장이 있는 기업은 안전지식과 경험을 갖춘 전문가를 자체 양성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경찰은 본격적인 수사에 들어갔다. 포항남부경찰서는 포스코 등 관계자를 불러 기초적인 사실관계를 살펴보고 있으며 피해 근로자의 사인도 조사할 방침이다.

포스코는 사고 뒤 사과문을 내고 “외주사 직원분들의 고귀한 목숨이 희생되신 데 대해 참담하고 안타까운 심정”이라며 신속한 사고 수습과 재발 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포항=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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