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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뢰더 전 총리 “여느 평범한 한국 부부처럼 살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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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뢰더 전 총리 “여느 평범한 한국 부부처럼 살 겁니다”

입력
2018.01.25 14:32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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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르하르트 슈뢰더(오른쪽) 전 독일 총리와 김소연씨가 25일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 가을쯤 결혼할 것임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게르하르트 슈뢰더(오른쪽) 전 독일 총리와 김소연씨가 25일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 가을쯤 결혼할 것임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북핵에다 전쟁위기가 있는데 한국에서 신혼을 즐기기가 무섭지 않냐구요? 북한이 평창올림픽에 참여하는 등 주변국 모두의 지지 아래 북한과 대화하고 있는 현 정부가 현명하게 해결해내리라 믿습니다.”

25일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게르하르트 슈뢰더(74) 전 독일 총리는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이 자리는 슈뢰더 전 총리와 한국인 김소연(47)씨의 결혼을 공식화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정치인다운 발언에 이어 슈뢰더 전 총리는 사랑에 빠진 남자가 연인 앞에서 흔히 하는 말도 꺼내놨다. “그리고 전 전쟁이 두렵지 않습니다.”

두 사람은 2년여 전 국제경영자회의에서 알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외국어대, 독일 마르부르크대학에서 공부한 김씨는 독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경제개발공사 한국대표부 대표이자 통번역회사 대표다. 슈뢰더 전 총리와는 통역 일로 인연을 맺은 뒤 지난해에는 그의 자서전을 번역, 한국에 내놓기도 했다.

두 사람의 연애 사실은 슈뢰더 전 총리의 전 부인인 도리스가 페이스북에다 슈뢰더와의 이혼이 김씨 때문인 것처럼 글을 남기면서 알려졌다. 두 사람은 연인 사이임을 인정했다. 슈뢰더 전 총리는 이혼을 둘러싼 의혹은 적극 부인했다. 그는 “내가 개인적 삶에 대해 이렇게 공개적으로 얘기하는 건 이 자리가 처음”이라면서 “전 부인과는 2015년 3월 공식 별거 선언 이전 수년 동안 사실상의 별거 상태였으며 그토록 오랜 별거 때문에 이혼은 자연스러운 수순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2017년 10월에야 이뤄진 공식 이혼에 대해서는 “전 부인에게 연인이 생기는 등 자연스럽게 헤어지는 과정이었으나 니더작센 주의회 선거에 나선 전 부인이 이혼을 선거 이후로 미루자고 요청하면서 늦어졌다”고 했다. 이혼 소송에 대해서도 “무슨 문제가 있어서 소송한 게 아니라 독일법상 이혼은 소송으로만 가능하기에 진행한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슈뢰더 전 총리와 김씨는 이미 양가 상견례를 끝냈다. 올해 가을쯤 결혼식을 올린 뒤 당분간은 한국에 머물겠지만 한국과 독일을 오가면서 살게 된다. 행복한 표정의 슈뢰더 전 총리는 “한국 문화, 역사를 적극 배우겠다”, “서울 이외 한국의 다른 지역도 가보고 싶다”, “미술을 좋아하는데 한국 예술에 대해 알아보고 싶다”, “여느 평범한 부부처럼 살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영화 ‘1987’을 관람했다. 26일엔 독일 프로축구리그 분데스리가에서 뛰었던 차범근 부부 등과 함께 비무장지대를 찾는다.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도 참석한다.

조태성 기자 amorfat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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