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이후 가장 낮은 59.8%
남북 단일팀 구성 과정 논란에
가상화폐ㆍ부동산 정책 등 불만
40대 -9.4%포인트 가장 큰 폭 하락
청와대 “겸손하게 수용… 원인 분석”
출범 이후 70%대를 기록했던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취임 이래 처음으로 50%대로 하락했다. 평창 동계올림픽 남북 단일팀 구성 등으로 촉발된 비판 여론과 정부의 각종 현안 대응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25일 집계한 문 대통령의 취임 38주차 지지율은 취임 이후 최저치인 59.8%로 나타났다. 지난주 조사 대비 6.2%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같은 기간 부정 평가는 6.3%포인트 상승한 35.6%를 기록, 역시 취임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직접적인 원인으로 인위적인 남북 단일팀 구성 논란, 현송월 점검단 방남 때 집중된 야당의 ‘평양 올림픽’ 공세를 꼽는다. 실제 지난 19일 64.4%를 기록했던 국정지지율은 자유한국당의 ‘평양 올림픽’ 공세와 현송월 점검단장 관련 보도가 쏟아진 22일에 60.8%로 떨어졌다. 청와대가 23일 ‘평창올림픽은 평화올림픽’이라는 입장문을 내고 반전을 시도했지만 오히려 59.9%로 하락했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평창올림픽 논란에 대응하는 정부의 태도가 탈권위적이었던 이전과 달리 고압적인 방식으로 흐르면서 지지층이 심리적인 부조화를 경험하게 됐고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됐다”고 분석했다.
하락 폭은 40대에서 가장 컸던 것으로 조사됐다. 40대는 68.8%로 9.4%포인트나 빠졌다. 부동산 정책 혼선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20ㆍ30대 지지율은 각각 4.2%포인트, 6.2%포인트 하락한 67.0%, 66.9%를 기록했다. 가상화폐 혼선, 유아 영어교육을 둘러싼 정책 혼선이 빚어진 것도 지지율 하락세에 한몫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청년층의 최대 관심사인 일자리ㆍ부동산 정책에서 성과가 아직까지 보이지 않는 데다 가상화폐 규제를 둘러싼 정책 혼선에 대해 젊은 세대의 불만이 시작된 것”이라며 “과거 정부에서도 집권 2년 차 정책 혼선으로 국정운영의 발목이 잡히는 경우가 허다했는데 좀 더 겸손한 자세로 여론에 민감하게 대응해 가야 한다”고 말했다.
청와대의 참모진도 비슷한 인식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20ㆍ30대의 지지율이 하락하는 데는 합당한 이유가 있지 않겠느냐”면서 “이를 겸손하게 받아들이면서 원인을 차근차근 분석 중”이라고 말했다. 특히 평창올림픽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당장의 원인을 진단해 처방을 내리기보다 상황을 관리하면서 평창올림픽을 안전하고 성공적으로 개최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당 지지율의 경우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46.1%로 2.2%포인트 하락, 지난 5월 대통령 선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면 한국당은 21.0%로 2.9%포인트 상승하며 지난 대선 이후 처음으로 20%대에 진입했다. 국민의당(7.0%)과 바른정당(6.3%)도 각각 1.1%포인트, 0.6%포인트 상승했다.
이번 조사는 22일부터 24일까지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2만4,826명을 상대로 통화를 시도해 최종 1,509명이 응답(6.1%)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5%포인트다.
손효숙 기자 shs@hankookilbo.com
김회경 기자 hermes@hankookilbo.com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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