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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만 후기 남긴 고객 ‘주소ㆍ전화번호’ 공개한 업주

입력
2018.01.24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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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와 업주가 배달 애플리케이션 후기 게시판에서 주고 받은 글. 배달 애플리케이션 화면 캡처
A씨와 업주가 배달 애플리케이션 후기 게시판에서 주고 받은 글. 배달 애플리케이션 화면 캡처

유명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 중인 한 업주가 불만 후기를 남긴 고객의 개인정보를 공개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비난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 23일 자신을 혼자 살고 있는 20대 초반 여성이라고 밝힌 네티즌 A씨는 포털 사이트 네이트에 같은 날 서울 역삼동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한 업주와 있었던 일을 글로 남겼다. A씨는 앞서 이날 이 업체 배달 앱 후기 게시판에 “음식을 시킨 지 70분이 넘도록 안 와서 전화를 걸어보니 요청 사항에 ‘문 앞에 둬달라’고 썼다면서 이 날씨에 아무 말도 없이 그냥 음식만 두고 갔다”며 “보통 배달을 시키면 벨을 누르거나 노크를 하거나 문자를 남긴다”는 내용의 후기를 적었다.

문제는 불만 후기를 접한 업주가 A씨의 전화번호와 주소를 누구나 볼 수 있는 업체 후기 게시판에 공개하면서 불거졌다. 업주는 A씨에게 “사람으로서 기본적인 예의를 갖추라”며 “익명성 뒤에 숨어서 내 인성 밑바닥이라고 하면 좋나요”라는 글도 남겼다.

A씨는 개인정보가 공개되자 같은 날 해당 배달 앱 업체 대표 번호로 전화를 걸어 “조치를 취해달라”고 요구했다. A씨가 공개한 녹음 파일에 따르면 업체 관계자는 “정보 보안법상 저희 쪽에서는 업주가 작성한 내용을 삭제할 권한이 없다”고 답변했다. A씨는 배달 앱 업체가 해당 사건을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고 판단했고, 같은 일이 재발할 수도 있다고 여겨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전했다. A씨 글은 빠르게 퍼졌고 일부 네티즌들은 배달 앱 운영 업체와 관련 음식점을 상대로 불매 운동을 벌였다.

논란이 거세지자 24일 해당 배달 앱 운영 업체는 공식 블로그에 사과문을 올리고 “첫 대처가 미숙했다”며 “이번 사건 이후 비슷한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주문정보 정책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A씨의 개인정보가 담겼던 글은 삭제됐다. 업주 역시 배달 앱 가게 공지사항에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이순지 기자 seria112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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