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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이대목동병원, 개봉 뒤 상온 5시간 이상 방치한 수액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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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이대목동병원, 개봉 뒤 상온 5시간 이상 방치한 수액 썼다

입력
2018.01.24 04:4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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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본, 개봉 뒤 상온 보관 땐

균이 수액으로 확산 소견 내놓아”

경찰, 관리실 위생 실태 조사

의료원장ㆍ병원장 사표 수리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 관계자들이 19일 오후 서울 양천구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신생아중환자 4명 사망과 관련해 압수수색을 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 관계자들이 19일 오후 서울 양천구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신생아중환자 4명 사망과 관련해 압수수색을 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사망 신생아에게 투여된 수액이 상온에서 5시간 이상 장시간 방치된 뒤 사용됐다는 정황을 확보했다. 개봉한 수액은 저온 보관이 원칙이다. 경찰은 이 때 수액이 시트로박터 프룬디균에 감염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23일 유족과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에 따르면 병원에 입원 치료 중이던 4명 아이가 한꺼번에 숨을 거두기 하루 전날인 지난달 15일 신생아 중환자실에 근무했던 간호사 두 명은 낮 12시쯤 500㎖ 크기 병에 든 지질영양제(스모프리피드· SMOFlipid)를 주사기 7개에 옮겨 담은 뒤, 이중 일부(5개)를 5~8시간 동안 상온 보관했다가 사망 신생아에게 투여했다.

경찰은 사망 신생아가 감염돼 사망에까지 이르게 한 시트로박터 프룬디균이 이 때 주사기에 담긴 수액으로 침투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질병관리본부(질본) 역시 상온 보관으로 균이 수액으로 확산됐을 수 있다는 소견을 내놓았다”고 확인했다. 해당 간호사들은 앞선 경찰 조사에서도 이 같은 사실을 부분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본보가 입수한 사망 신생아 진료차트에도 사건 전날인 오후 5시부터 영양제가 투여된 기록이 남아있다. 주사기로 옮긴 후 5시간이 지나 투여되기 시작됐다는 얘기다. 한 유족은 “해당 주사액은 저녁 8시쯤까지 사망 신생아들에게 순차적으로 투여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의약정보원에 따르면 지질영양제는 약품 개봉 즉시 환자에 투여해야 하고, 즉시 사용하기 어렵다면 저온(2~8도)에서 보관하되 24시간이 지난 뒤엔 반드시 폐기해야 한다.

경찰은 이날 오후 병원 감염관리실 관계자 한 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주사실 위생관리 실태 등에 대해 조사했다. 또 신생아중환자실 주치의 조수진 교수와 전공의 강모씨 등을 포함한 8명(피의자 5명·참고인 3명) 휴대폰과 노트북 등을 압수해 분석에 들어갔다. 경찰은 26일과 25일 각각 조 교수와 강씨 등을 불러 조사하고, 다음주 중 문제가 된 영양제를 제조한 간호사 두 명과 수간호사를 소환 조사할 계획이다.

학교법인 이화학당은 이날 심봉석 의료원장과 정혜원 병원장의 사표를 수리, 면직 처리했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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