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 하반기 유일 여성팀 창단
“돌아갈 곳 없는 선수들 흡수”
머리 감독 “누구라도 방심하면…”
엔트리 확대로 내부경쟁 효과도
남북 단일팀을 두고 찬반 논란이 일면서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는 온 국민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북한 선수의 합류로 우리 선수가 경기에 뛰는 기회가 줄어든 것은 분명 안타깝지만 더 이상 이 문제로 에너지를 낭비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내 남자 실업팀 지도자 출신 A씨는 23일 “단일팀을 찬성하는 입장은 아니지만 이젠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오히려 단일팀 문제로 받았던 관심을 역이용 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긍정적인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수원시가 국내 최초의 여자 아이스하키 실업팀을 창단하기로 했다. 그 동안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는 초ㆍ중ㆍ고ㆍ대학 팀은 물론 실업팀도 전무했다. 국가대표팀이 유일한 팀이었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23일 “실업팀 하나 없다 보니 여자 국가대표 선수들 대부분이 올림픽 이후 돌아갈 곳이 없다고 하더라”며 “그들의 애환과 팀 창단에 대한 소망을 외면할 수 없었다”고 창단 배경을 밝혔다. 수원시청 여자 아이스하키팀은 현재 국가대표팀 선수들을 수원시가 흡수하는 방식으로 올해 하반기에 출범할 예정이다.
경기적인 측면에서는 35명(우리 선수 23명+북한 선수 12명)으로 늘어난 엔트리 만큼 경쟁 효과를 높일 수도 있다. 우리 선수들이 북한 선수들보다 한 수 위의 기량이라 4개 조 가운데 1~3라인을 차지할 가능성이 크지만, 긴장의 끈을 놓는다면 세러 머리(30) 대표팀 감독이 칼을 빼 들 수도 있다. 머리 감독은 우리 선수들의 실력을 높게 평가하면서도 “북한 선수들이 열심히 해서 출전 시간을 얻고, 우리 선수 중 누군가 열심히 하지 않는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고 설명했다.
대중의 관심이 집중된 여자 아이스하키는 평창올림픽을 마친 뒤 저변 확대를 기대할 수도 있다. 머리 감독은 “평창올림픽은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며 “올림픽을 계기로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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