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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 vs 샌드그렌, '진짜' 돌풍의 주인공 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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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 vs 샌드그렌, '진짜' 돌풍의 주인공 가린다

입력
2018.01.23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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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사진=한국스포츠경제 DB.

[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돌풍'과 '돌풍'이 맞붙는다. 한국인 최초로 메이저 대회 8강에 오른 정현(22·58위·삼성증권 후원)이 내친김에 4강까지 넘본다. 이번 대회 대이변을 쓰고 있는 테니스 샌드그렌(27·97위·미국)을 물리치면 또 한 번 새 역사가 열린다.

정현은 22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남자단식 4회전에서 노박 조코비치(14위·세르비아)를 3-0(7-6<7-4> 7-5 7-6<7-3>)으로 완파하고 8강에 합류했다. 자신의 우상인 조코비치를 초반부터 몰아붙이면서 압도적인 경기를 펼쳤다. 2016년 이 대회 1회전에서 조코비치를 만나 0-3으로 완패했던 때와는 전혀 다른 흐름이었다.

우상을 넘어 자신의 한계를 깨고 한국 테니스 역사를 새로 썼다. 지난해 프랑스 오픈 16강 진출이 자신의 최고 기록이던 정현은 이번 대회에서 생애 첫 메이저 대회 8강 진출에 성공했다. 한국 선수를 통틀어도 역대 처음이다.

조코비치도 정현의 플레이에 엄지를 치켜들었다. 조코비치는 16강전이 끝난 후 "정현은 어려운 상황에 몰려서도 믿을 수 없는 샷을 날렸다. 코트에서 그는 마치 벽과도 같았다"며 칭찬했다. 2년 만에 다시 만난 정현의 변화에도 주목했다. 조코비치는 "육체적으로 성장했고, 정신적으로도 큰 경기들을 통해 성장한 게 보인다"며 "의심할 여지 없이 10위권에 올라갈 것"이라고 정현을 응원했다.

우상의 찬사를 받은 정현은 또다시 도전에 나선다. 정현의 8강전은 '진짜' 파란의 주인공을 가리는 자리다. 정현이 상대할 샌드그렌은 이번 대회에서 정현 못지 않은 이변을 일으키고 있다. 세계랭킹 97위의 샌드그렌은 2회전에서 스탄 바브링카(8위·스위스)를 3-0(6-2 6-1 6-4)으로 꺾더니, 4회전에서는 도미니크 팀(5위·오스트리아)을 3-2(6-2 4-6 7-6<7-4> 6-7<7-9> 6-3)로 물리쳤다. 누구도 쉽게 예상하지 못한 결과다.

종전 성적을 보면 더 놀랍다. 샌드그렌의 메이저 대회 경험은 지난해 프랑스 오픈과 US오픈에 나선 게 전부다. 두 대회 모두 1회전에서 탈락했다. 세계 랭킹 100위 안에 든 것도 지난해 9월이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무서운 상승세를 타면서 얕볼 수 없는 상대가 됐다.

샌드그렌은 서브로 상대를 흔들고 있다. 매 경기 서브 에이스를 10개 이상 터뜨렸고, 팀과 16강전에서는 서브 에이스를 20개 기록했다. 여기에 맞서는 정현은 최근 투어에서 손꼽히는 '광속 서버' 존 이스너(16위·미국), 다닐 메드베데프(53위·러시아), 알렉산더 즈베레프(4위·독일) 등을 꺾었다는 점에서 밀리지 않을 싸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현은 지난 9일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ASB클래식에 샌드그렌을 상대해 2-1(6-3 5-7 6-3)로 승리한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다.

정현이 샌드그렌의 돌풍을 잠재우고 4강에 올라가게 된다면 로저 페더러(2위·스위스)-토마시 베르디흐(20위·체코)의 승자와 만나게 된다. 정현과 샌드그렌의 경기는 24일 열린다.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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