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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할 오늘] 엘리자베스 블랙웰 (1.23)

입력
2018.01.23 04:40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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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9년 오늘, 엘리자베스 블랙웰이라는 여성 최초의 의사가 탄생했다.
1849년 오늘, 엘리자베스 블랙웰이라는 여성 최초의 의사가 탄생했다.

엘리자베스 블랙웰(Elizabeth Blackwell, 1821~1910)이 1849년 1월 23일, 미국 뉴욕 제네바의대(현 Hobart Collage)에서 학위를 받고 의사가 됐다. 여성의 의대 입학 자체가 처음이었다. 그를 입학시키며 떨떠름해 했던 학장은 학위 수여식에서, 갖은 차별을 딛고 전 과정을 우수한 성적으로 이수한 블랙웰에게 고개를 숙여 경의를 표했다고 한다. 여성 최초의 의사가 그렇게 탄생했다.

잉글랜드 브리스톨에서 9남매 중 셋째로 태어난 그는 11세 때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주했다. 설탕 정제업자 아버지는 진취적 생각을 품은 자유주의자여서 어린 딸들에게도 차별 없이 교육 받고 재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독려했다. 어머니도 아이들에게 매를 드는 법이 없었다고 한다. 경제적 여유 덕에 블랙웰은 가정교사에게서 교육받았고, 그 덕에 인종ㆍ성 차별 등 사회적 관습ㆍ관념의 영향을 덜 받았다.

아버지의 사업이 어려워지면서 블랙웰 등 자매들은 30년대부터, 그들이 배운 지식을 밑천 삼아 여학생 영어ㆍ불어 강습소 등을 운영하며 돈을 벌어야 했다. 가족은 미국 성공회를 거쳐 퀘이커교로 개종했지만, 그들이 정착한 오하이오 주 신시내티 지역은 보수적 유니태리언파가 득세한 곳이었다. 자매들의 사설 교육은 지역 보수성과 잦은 마찰을 빚었다.

블랙웰은 의사가 되기 위해 학비를 모았고, 몇몇 의사들을 도우며 실전을 익혔다. 하지만 입학원서는 번번이 반려됐다. 제네바의대 입학은 12번의 고배 끝에 얻은 결실이었다. 재학생 만장일치 투표로 허용 여부를 정하자는 대학 운영진의 결정에 전원 남학생이던 재학생 150명이 모두 그의 입학에 찬성했다고 한다. 대학 측과 재학생들의 조롱과 장난이 블랙웰에게는 행운이었다.

그는 졸업 후 영국과 프랑스에서, 역시 차별 속에 실습 교육을 받았다. 49년 아동 병원실습 중 안구 감염으로 왼쪽 눈을 잃고 외과의 대신 산과ㆍ소아과 의사가 됐다. 병원들이 여성의사를 뽑지 않아 그는 직접 병원을 차려야 했고, 자신 같은 여성들을 위해 미국(1868)과 영국(1874)에 여성의학원을 설립했다. 블랙웰은 영국의 페미니스트들, 레이디 바이런, 엘리자베스 캐디 스탠턴 등과 교유했고, 의학원 설립 땐 친구였던 플로랜스 나이팅게일의 도움을 받았다. 성정이 무척 강하고 독선적이어서 지인들과 불화하기 일쑤였다고 한다.

최윤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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