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탁금지법 개정 영향
10만원 이하 세트 경쟁 치열
2㎏에 9만9000원 첫 등장
설을 앞두고 백화점 업계에서 ‘한우 선물세트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하 청탁금지법) 개정으로 5만∼10만원 설 선물세트에 대한 인기가 크게 높아진 데 따른 것이다. 백화점 업계 최초로 2㎏에 9만9,000원짜리 1등급 한우 정육 선물세트까지 등장하며 가격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1등급 한우는 고가여서 9만9,000원 가격의 선물세트는 대부분 1.35∼1.5㎏ 중량으로 구성됐다.
22일 롯데백화점은 이날부터 진행하는 설 선물세트 본 판매 행사에 맞춰 1등급 한우 4입 세트(2㎏)로 구성한 9만9,000원짜리 ‘롯데 스페셜 한우정육세트’를 선보였다. 판매 마진을 최소화한 제품으로 총 1만3,000세트를 온ㆍ오프라인에서 동시에 한정 판매하며 한 명당 두 세트까지만 살 수 있도록 했다.
롯데 스페셜 한우정육세트는 1등급 한우 2㎏(불고기 0.5㎏, 국거리 0.5㎏, 장조림 1.0㎏)으로 구성됐으며 롯데카드로 결제 시 9만9,000원, 일반 카드로 결제하면 10만9,000원에 구입할 수 있다. 사전 물량 확보, 포장 간소화 등을 통해 가격을 낮출 수 있었다는 것이 롯데백화점의 설명이다. 남기대 롯데백화점 식품부문장은 “전국한우협회와의 협업과 포장 간소화 등을 통해 10만원 이하의 다양한 한우 선물세트를 구성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도 10만원짜리 1등급 한우 선물세트인 ‘현대특선한우 성(誠) 세트’를 2013년 이후 5년 만에 처음 선보인다. 명절 선물 판매 기간 고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부위인 불고기(0.9kg)와 국거리(0.45kg)로 구성했는데, 롯데 세트보다 불고기 비중을 늘린 것이 특징이다. 현대백화점은 한우 선물세트의 품목 수를 전년 대비 30% 늘리고 물량도 50% 이상 확대해 운영한다. 26일부터 설 선물세트 본 판매에 들어가는 신세계는 1등급 한우 1.4㎏(불고기 0.7㎏, 국거리 0.7㎏) 선물세트인 ‘한우 후레쉬 특선’을 9만9,000원에 선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찾아보기 어려웠던 10만원 이하의 한우 선물세트가 청탁금지법 개정 이후 크게 늘었다”면서 “전반적으로 소비가 위축된 측면이 있지만 이번 설에는 10만원 이하 한우 선물세트 판매량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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