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차기 유엔대사에 마자오쉬(馬朝旭) 전 외교부 대변인을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경파인 그의 유엔대사 내정을 두고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외교굴기(堀起: 우뚝 섬) 선봉장 역할을 맡기기 위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홍콩 일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2일 외교소식통을 인용, 마 전 대변인이 지난 20개월 동안 제네바대표부 대사로 일하다 지난 주에 중국으로 돌아왔으며 이는 차기 유엔대사를 맡기 위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주 유엔 중국 대사는 류제이(劉結一) 전 대사가 지난해 10월 국무원 대만판공실 부주임으로 이동하면서 4개월째 공석이다.
마 전 대변인이 유엔대사를 맡게 되면 전임자들의 신중한 처신과 달리 적극적으로 ‘시진핑 외교’를 펼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시 주석은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전면에 내세우며 외교분야에서도 굴기를 지향하고 있다. 국제문제 전문가인 팡중잉(龐中英)은 “시 주석은 덩샤오핑(鄧小平) 이후의 지도자들과 자신을 차별화해 국제무대에서 더욱 큰 목소리를 내기를 원한다”면서 “유엔대사는 시 주석의 ‘글로벌 야심’을 실현하는 최일선”이라고 말했다.
마 전 대변인은 2009~2011년 외교부 대변인 시절 ‘중국 특색의 인권’을 강조하며 서방의 중국 내 인권탄압 주장에 맞서 왔다. 2010년 인권운동가이자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류샤오보(劉曉波)가 국가전복죄로 징역 11년을 선고 받은 뒤 서방의 비판이 거세자 “중국에는 반체제 인사가 없다”고 강변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헤이룽장(黑龍江)성 출신인 마 전 대변인은 베이징(北京)대에서 국제경제학 석사학위를 받은 뒤 1987년부터 외교부에서 일했다. 2011년 부부장(차관급) 승진 후 2013년 호주대사, 2016년 제네바대표 대사를 역임했다. 베이징의 한 외교소식통은 “비교적 젊은 나이에 상당한 경험과 국제적 인지도를 갖춘 중국 외교분야의 차세대 주자 중 한 명”이라고 평가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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