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력 떨어져 발병…30%가 후유증 남아
흔히 얼굴 한쪽이 마비돼 입이 돌아가는 안면신경마비(벨마비, 구안와사) 환자가 많이 늘어나고 있다.
안면신경마비는 얼굴 근육의 움직임을 지배하는 7번 뇌신경(안면 신경)이 손상돼 발생한다. 흔히 ‘입이 돌아갔다’고 표현하는 안면비대칭이 주 증상이다. 눈이 잘 감기지 않거나 식사나 양치질할 때 물이나 음식이 새어 나오기도 하고, 눈이 감기지 않고 눈물도 흐르지 않는다. 먼지도 쉽게 들어가 눈이 자주 아프다.
빠른 치료가 관건이다. 얼굴마비와 함께 귀주변부 통증, 청각 이상, 혀 감각 이상, 과도한 눈물 등의 증상이 동반되면 재빨리 치료해야 한다.
그런데 안면신경마비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특발성 안면신경마비 환자는 2011년 3만8,373명에서 2016년 4만5,912명으로 5년 새 20% 가까이 늘었다. 특히 실내외 온도 차가 심한 겨울철에 많이 발생한다.
남상수 강동경희대병원 한방침구과 교수(안면마비센터장)는 “수면 부족, 과로, 스트레스 등으로 면역력이 떨어지는 게 주 원인”이라고 했다. 특히 겨울철에는 낮은 기온으로 신체 면역력이 평소보다 떨어진다. 과로, 스트레스가 이어지면 안면신경마비가 생길 수 있다.
안면신경마비는 신경 손상 정도에 따라 예후가 다양하다. 신경 손상률이 70~80%가 넘는 심한 안면마비는 안면비대칭이 남거나, 경련, 연합운동, 악어눈물 등의 2차 후유증이 영구적으로 남을 수 있다. 환자의 29~33%가 크고 작은 후유증이 남고, 얼굴 후유증으로 받는 심리적 스트레스가 매우 큰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손상된 신경은 시간이 지날수록 회복 속도가 떨어지고, 일정 기간이 지나면 신경재생이 멈춰 더 이상 회복되지 않기에 후유증을 줄이려면 최대한 빨리 집중 치료해야 한다. 안면신경이 마비되면 1∼2일, 길게는 5일 이상 신경 손상이 진행돼 증상이 심해진다. 환자 중 60%가량은 자연히 회복되지만 후유증이 생길 수 있다. 김병준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는 “회복 과정에서 제대로 회복되지 않아 안면신경 기능이 제대로 기능하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따라서 근전도, 뇌 자기공명영상(MRI) 등으로 안면마비 원인을 정확히 파악해 스테로이드제, 항바이러스제 등의 약물 치료를 받아야 한다. 안과 치료도 필요하다. 눈이 감기지 않아 망막이 손상될 수 있기 때문이다. 눈꺼풀이 잘 감기지 않고 눈물이 잘 분비되지 않아 충혈되면 안대를 쓴다. 깨끗한 손으로 자주 가볍게 눈을 감기도록 해 망막을 닦도록 한다. 눈물이 제대로 나오지 않으면 인공눈물을 넣는 것도 방법이다. 귀 뒤에서 얼굴 쪽으로 자주 톡톡 때려주면 마비 증세가 줄어들 수 있다.
갑자기 안면이 마비되면 뇌졸중인지도 확인해야 한다. 뇌졸중은 뇌 혈류장애로 발생하는데 이 과정에서 얼굴이 마비된다. 안면신경마비와 뇌졸중은 ‘이마 주름’으로 구별할 수 있다. 뇌졸중은 눈 아래 근육이 마비돼 입이 돌아가지만 눈 위 근육은 정상이다. 때문에 이마에 주름이 잡히고 눈도 제대로 감긴다.
반면 안면신경마비는 이마 주름을 잡을 수 없고 눈도 잘 감기지 않는다. 팔다리도 마비되거나 감각 이상이 생기고, 어지러우면 뇌졸중일 가능성이 높다. 간혹 대상포진이 귀 주변에 생겨도 안면마비가 발생할 수 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안면마비 증상 개선을 위한 안면 운동법> 안면마비>
①눈썹을 올렸다가 눈썹 사이를 찡그린다.
②눈을 꽉 감았다가 크게 뜬다.
③코를 찡그리고 콧구멍을 확장한다.
④‘아 에 이 오 우’하고 발음한다.
⑤입으로 빨대를 빨다.
⑥웃다가 찡그리기를 반복한다.
⑦얼굴 전체를 찡그린다.
⑧입술을 다물고 볼을 확장한다.(양쪽, 좌측, 우측으로 번갈아 확장)
⑨휘파람불기, 촛불끄기, 풍선불기를 한다.
⑩윗입술을 올려 치아를 드러내고 활짝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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