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양양고속도 개통 이후
통행량 전년보다 56% 줄어
도민혈세로 54억원 손실보전
“18년간 2400억원 적자 예측”
강원 인제에서 속초를 잇는 민자도로인 미시령터널(3.69㎞)의 손실보전금이 연간 130억원이 넘을 전망이다. 서울~양양고속도로 개통으로 통행량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대규모 손실보전금 지급으로 취약한 강원도 재정에 빨간불이 켜졌다.
22일 강원도에 따르면 지난해 미시령터널을 이용한 차량은 418만대로 전년 대비 25% 감소했다. 지난해 6월30일 서울에서 양양을 최단거리로 이어주는 고속도로 개통 이후에는 미시령터널을 이용한 차량이 지난해보다 56% 급감했다. 이에 따른 손실보전금은 54억원으로 추산된다. 이는 2009년 37억원을 넘어선 역대 최고 금액이다.
2006년 개통한 미시령터널은 강원도가 30년간 차량 통행량이 기준치의 79.8%를 밑돌 경우 업체에 손실을 보전해주는 방식(MRG)으로 운영되고 있다. 강원도는 지난해까지 민자도로 업체인 미시령동서관통도로㈜에 238억원을 혈세로 보전해줬다.
문제는 서울~양양고속도로 개통으로 혈세가 들어가는 손실보전금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강원도는 현 상태가 이어질 경우 2036년까지 손실보전금이 2,4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연간 130억원이 넘는다. 심지어 강원연구원은 지난해 미시령터널의 18년간 적자 규모가 5,000억원을 넘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이에 따라 강원도는 적자 폭을 줄이기 위한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도는 미시령터널의 대주주인 국민연금공단과 법인세율 25%에서 22%로 인하하는 협상을 진행 중이다. 민자도로 운영업체가 국민연금공단과 체결한 9%대 대출을 3~4%로 낮추는 방안도 추진한다. 강원도 관계자는 “법인세율 인하와 대출금리 조정이 이뤄지면 700억원 가량 부담을 덜 수 있게 된다”며 “미시령터널의 차량 통행량을 늘리기 위해 7,921억원 규모의 인제지역 개발사업을 함께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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