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으로부터 말문 막히는 질문을 받았을 때 여성들은 어떻게 답해야 좋을까?’ 이 같은 궁금증을 조금이라도 해소할 수 있는 여성들의 ‘주도적 말하기’에 대한 강좌가 미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남성을 다루는 법’이라는 제목으로 뉴욕 기반의 여성 전용 강좌 전문 기관인 ‘아카데미’의 한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3시간에 45달러(5만원) 수강료를 받는 이 강좌는 이름부터도 ‘하비를 궁지로 몰아넣는 법’으로 흥미롭다. 여기서 하비는 전세계적으로 반향을 일으킨 성폭력 피해 고발 운동 ‘미투(Me, tooㆍ나도 당했다)’를 촉발시킨 할리우드 거물 제작자 하비 와인스틴을 가리킨다.
이 강좌는 남성과 힘의 불균형에 놓였을 때 여성들이 주도적으로 말하며 상황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목표로 한다. 때문에 수강생들은 ‘아이들 아빠는 다 같은 사람인가요?’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당신은 내가 다수의 남성과 성 관계를 하는 것에 대한 공상에 잠겨 있나요?”라고 되받아 치는 연습을 한다. 강사인 카시아 우르바니악(39)은 “불편한 질문에 직면했을 때 할 말을 잃어버리게 되는데, 이럴 땐 질문에 답하거나 답하는 것을 거부하는 대신, 상대방이 그 질문을 한 이유를 묻는 식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의 내용을 실천에 옮기는 사례가 나올 정도로 반응은 좋은 편이다. 수강생인 항공업계 종사자 한나 쿠리아크(46)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9개월 간 열심히 협상해 수백만 달러짜리 계약을 성사시켰더니 정작 계약서 쓰는 당일 상사와 상대 계약자의 점심 준비를 하라는 지시를 받았다”며 “하지만 점심 준비 대신 계약하는 자리에 참여하고 싶다고 당당히 말했다”고 언급했다.
NYT는 “물리적 도구가 아닌 심리적 도구를 사용하도록 하는 게 특징”이라며 “강좌를 통해 이점을 얻는 여성들이 늘어 날수록, 개개인의 상황에서 권력의 역학 관계를 재설정함으로써 사회적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믿음이 확산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채지선 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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