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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헌 “전직 복서役, 한방에 나가떨어지는게 인상적”(인터뷰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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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헌 “전직 복서役, 한방에 나가떨어지는게 인상적”(인터뷰②)

입력
2018.01.22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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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헌이 '그것만이 내 세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BH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병헌이 '그것만이 내 세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BH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은 한물간 전직 복서 형과 엄마만 믿고 살아온 서번트증후군 동생, 모든 것이 다른 두 형제가 난생처음 만나 펼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극중 이병헌은 전직 복서 조하 역을 맡았다.

‘전직 복서’이기 때문에 이병헌은 멋지게 복싱을 하는 모습이 아니라 스파링 상대로 전락해 라이징 스타에게 얻어맞으며 굴욕을 당하는 모습으로 큰 인상을 남긴다. ‘복서’라는 직업은 조하를 멋지게 만들어 주는 대신 ‘실패’와 ‘외로움’을 표현하는 상징으로 쓰인다. 이병헌 역시 조하라는 인물에 대한 애정을 가진 이유로 “늘 봐왔던 복싱 장면보다는 한 방에 맞고 떨어지는 게 의외였다. 그래서 재밌었다”고 설명했다.

복싱 장면은 초반 캐릭터 설명에만 등장하고 그 뒤로는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굳이 조하의 직업을 전직 복서로 설정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병헌은 “사실 직업이 크게 중요한 영화는 아니다”면서도 “개인적으로 복싱이 가장 고독한 운동 같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그는 “복싱의 기본자세는 두 주먹으로 얼굴을 막고 있는 모습이다. 아무도 그 안에 들어오지 못하게 웅크리고 혼자 서 있게 된다. 조하의 쓸쓸함을 더하기 위한 게 아니었을까 싶다”고 전했다.

조하는 어렸을 적부터 외롭게 자란다. 아버지의 폭력에 시달리던 어머니는 도망가고, 아버지는 감옥에 가는 바람에 가족의 정을 모른다. 게다가 영화에서는 편집됐지만 영화 초반부에 여자친구의 집에 얹혀살다가 쫓겨나는 내용도 있었다고 한다. 이병헌은 “여자친구 옥탑방에 살다가 능력 없다고 버림받는다. 조하는 소중한 것들을 계속 잃어버리고 철저하게 혼자 남아 있다. 상실감이 있었을 거다”고 캐릭터를 분석했다.

이러한 상실감 덕분인지 조하는 끊임없이 먹는다. 이병헌은 이번 영화에서 라면부터 크림빵, 햄버거. 스테이크 등 종류를 가리지 않고 ‘먹방’을 선보인다. 이병헌은 “조하는 늘 배가 고픈 사람이다. 먹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 놓치지 않는다. 자라온 환경 때문일 수도 있다. 배가 부르더라도 저장해 놓는 거다”며 “잘린 신이지만 밖에 나가려는데 엄마가 전복, 낙지 등을 한상 가득 차려 놓는 신이 있다. 먹고 나가라 할 줄 알고 그 안에서 계속 몸을 풀고 기다리는데 결국 엄마는 진태만 먹인다. 나중에야 엄마가 부르는데 나는 이미 나간 뒤다. 그때 균열도 살짝 나타난다. 이것 외에도 전단지 돌리다가 틈만 나면 편의점에 가서 빵을 사먹는다”고 이야기 했다.

이병헌이 '그것만이 내 세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BH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병헌이 '그것만이 내 세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BH엔터테인먼트 제공

조하 캐릭터의 또 다른 특징은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으면 흥분해서 말도 제대로 못하는 것이다. 겨우 생각나는 대로 단어만 마구 내뱉다가 자기 성질에 못 이기고 나가떨어진다. 조하가 처음으로 동생 진태에게 게임에서 진 후 당황하는 모습은 그의 성격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병헌은 “게임하면서 흥분해서 하는 말들은 다 애드리브다. 자연스럽게 나온 것들이라 제대로 된 문장 형태가 아니었을 거다”고 설명했다. 그는 진태가 공원에서 화장실을 찾는 신에서도 거친 애드리브가 있었으나 편집됐다고 밝히면서 “12세 관람가라 잘린 것 같다”고 덧붙이며 웃었다.

이병헌은 평소에도 애드리브로 극을 발전시키는데 재주가 있는 배우로 꼽힌다. ‘그것만이 내 세상’ 역시 시나리오에 있던 초반 설정들이 삭제되기도 하고 중간 에피소드 부분들이 길어지기도 했다. 이병헌은 “워낙 분량이 많았다. 편집 과정에서 많은 것들이 추려졌다”고 설명했다.

영화 속 이병헌의 코믹함이 가장 빛을 발하는 신은 그가 의자에서 갑자기 일어나 브레이크 댄스를 추는 모습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병헌의 댄스 실력을 알고 있기에 이 장면이 이병헌의 애드리브일 것이라고 예상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 댄스 신은 이병헌이 캐스팅되기 전부터 대본에 적혀 있던 지문이었다.

이병헌은 “나도 시나리오를 보고 ‘댄스 신이 여기서 왜 있냐’고 그랬다.(웃음) 그냥 댄스도 아니고 ‘조하가 브레이크 댄스를 춘다’라고 써져 있었다. 선을 넘는 코미디가 되지 않을까 우려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미 영화가 중간 이상 진행된 상태이기 때문에 내가 내 캐릭터의 선을 찾는 것에 대한 자신감이 붙었을 때다. 초반엔 자신이 없었는데 캐릭터에 젖다 보니까 춤을 춰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어 추게 됐다”고 이야기 하며 웃었다.

마지막으로 그는 디테일한 애드리브와 감정선에 대한 소신을 털어놨다. 이병헌은 “이야기에 젖어들면 디테일이 같이 파생된다. 그 다음엔 말투나 표정 등이 자연스럽게 나온다. 겉에 있는 가지부터 하면 뿌리를 어디다 둬야 할지 모른다. 그 다음엔 상황에 더 맞는 대사를 요구해보기도 한다. 그때가 되면 어떤 감독의 경우엔 자신보다 배우가 캐릭터에 대한 감정을 더 많이 알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라고 말하면서 최성현 감독의 성향에 대해서는 “아주 오픈 마인드다. ‘아이디어 더 없냐’고 할 정도로 신나서 하셨다”고 대답했다. 

이주희 기자 lee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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