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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공동입장 기수, 이번엔 남남북녀 차례

입력
2018.01.21 19:0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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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복은 태극기 색상 이미 제작

대한체육회 “북한과 협의 통해 결정”

2004년 아테네올림픽 개막식에서 남북 선수단이 한반도기를 들고 공동입장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2004년 아테네올림픽 개막식에서 남북 선수단이 한반도기를 들고 공동입장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ㆍ폐회식에서 공동입장하는 남북 선수단의 기수는 ‘남남북녀(南男北女)’가 될 전망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20일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남북 올림픽 참가 회의’에서 개막식 남북 공동입장과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을 확정하면서 ‘기수는 남북에서 1명씩, 남자 선수 1명과 여자 선수 1명으로 한다’고 명시했다. 이에 따라 남북은 ‘코리아’(KOREA)라는 명칭으로 한반도기를 함께 든 공동기수를 앞세워 입장한다.

남북은 2000년 시드니 하계올림픽부터 2007년 장춘 동계아시안게임까지 모두 역대 9차례 공동입장했다. 한반도기를 들 남북 공동 기수는 전통을 따른다면 이번 평창에서는 남남북녀 차례다. 남측이 남자 선수, 북측이 여자 선수가 공동 기수를 맡는다면 상대적으로 경기에 미치는 영향이 적은 남자 아이스하키 등 단체 종목의 선수가 남측의 공동기수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 미디어데이에서 기수로 나서고 싶다는 뜻을 밝힌 알파인스키 국가대표 김현태(울산시체육회) 등도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남녀북남’ ‘남남북녀’의 순서를 반드시 지킬 필요가 없다면 남북이 유일하게 단일팀을 구성한 여자아이스하키 선수들이 한반도기를 함께 들고 입장하는 방법도 고려될 것으로 보인다.

단복의 경우 추가 협의가 필요하다. 이전에는 북쪽이 사전협의 단계에서 공동입장에 필요한 단복 제작을 남쪽에 요청하는 방식으로 ‘단일화’했지만, 20일 IOC 발표에는 구체적 내용이 담기지 않았다. 관례대로라면 북한이 우리 단복을 받아들여 함께 입는 것인데 이미 제작이 완료된 이번 우리 단복은 태극기 색상과 애국가 가사 등 한국적인 요소가 디자인에 대폭 가미돼 있다. 북한이 이 단복 착용을 거부할 경우 개막을 앞두고 모든 것을 원점 재검토해야 한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이미 제작된 단복을 우리는 그대로 입고, 북한엔 조금 변형된 형태로 제작해 주는 것이 가장 좋은데 북한이 어디까지 받아들일지 모르겠다"며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준비해서 북한과 협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개막식에 등장할 남북 선수단 규모도 관심거리다. 남북 공동입장이 처음 성사된 시드니 올림픽 때는 북한의 동수 주장에 따라 90명씩 총 180명으로 행진단을 꾸렸고, 부산 아시안게임 때도 300명씩 총 600명이 개막식에서 공동 입장했다. 그러나 이후 북한의 선수단 규모가 줄면서 아테네 올림픽 때는 남측 136명, 북측 50명 등 186명으로 꾸리는 등 상황에 맞게 인원을 조정했다. 이번엔 남측이 200명이 넘는 역대 최대 규모의 선수단을 꾸리는 반면 북한은 22명뿐이어서 개막식 참석 인원도 조율할 부분이다.

북한 선수단과 관련한 비용 문제에 대해선 IOC가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장비 관련된 건 IOC가 책임진다. 제재 품목 문제 등은 외교부, 유엔 등과 상의해서 결정해 나갈 것”이라면서 “사치 용품 이런 게 아니고 경기 필요한 용품이라 얼마든지 예외 적용될 거로 생각한다. 일반 지원은 다른 나라 선수들에게 제공하는 것과 동일하다”고 밝혔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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