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이 올림픽 사상 첫 남북 단일팀으로 확정되며 세러 머리(30) 대표팀 감독이 더 큰 부담을 안게 됐다.
전체 엔트리에서 우리 선수들의 탈락은 막았지만 12명이나 되는 북한 선수가 합류하고, 이들 가운데 최소 3명을 매 경기에 출전시켜야 해 감독의 선수 선발 권한이 흔들릴 수밖에 없게 됐다. 2월 10일 열릴 평창동계올림픽 첫 경기인 스위스전까지 채 20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 선수들을 독려하고 전술을 훈련시키는 것도 쉽지 않은데 북한 선수들의 기량과 컨디션까지 파악해 새 팀을 꾸려야 한다.
머리 감독은 지난 16일 귀국 인터뷰에서 "2~3명의 북한 선수들이 참가하는 것은 큰 문제가 없을 것 같다"고 말했지만 당시 언급한 '2~3명'은 전체 엔트리에 추가되는 숫자였을 뿐이다. 예상을 뛰어넘는 대규모 엔트리에다 3명을 무조건 경기 출전 엔트리에 넣어야 하는 상황이 됐기에 경기 운영의 대폭적인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아이스하키는 체력 소모가 많아 선수 교체가 잦다. 통상 골리(수문장)를 제외한 5명씩 4개 라인을 이뤄 교대로 출전하며 경기 엔트리에 포함된 선수는 모두 빙판을 밟게 된다. 북한 선수를 벤치에만 앉혀놓을 수 없다는 것.
또 북한 선수 3명은 우리 선수들과 한 라인을 이뤄야 해 선수간 호흡을 맞추는 일도 매우 중요해졌다. 북한 선수들이 포함되는 라인은 경기 출전 시간이 상대적으로 적은 '4라인'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에 따른 전술 수정도 시급하다.
또 단일팀의 명분상 전체 12명 북한 선수끼리의 형평성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합동훈련 및 선수 선발 과정에서 북한의 선수, 코치와 갈등이 불거질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체육계 관계자는 “머리 감독에게 북한 선수 출전에 대한 정치적인 부담을 주지 말고 어떤 선수를 골라 경기에 내보낼지에 대해 전적인 권한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일단 어느 포지션의 어떤 선수가 단일팀에 포함될지가 빨리 결정되어야 한다. 머리 감독이 그나마 서둘러 전력을 파악해 팀을 정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장 손발을 맞춰 볼 훈련 시간과 장소 확보도 급하다. 현재로서는 대표팀이 훈련하고 있는 진천선수촌에 북한선수들이 합류하는 것이 유력한 방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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