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올림픽에 참가할 북한 선수단 규모가 확정됐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주재로 20일(현지시간)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남북 올림픽 참가 회의’에서 남북은 북한 선수단을 선수 22명, 임원 24명 등 총 46명으로 한다는데 합의했다. 여자 아이스하키 12명, 피겨스케이팅과 쇼트트랙 각 2명, 크로스컨트리와 알파인 각 3명이다. 이는 1964년 13명이 참가한 인스부르크 대회를 뛰어넘는 북한동계올림픽 출전 사상 최대 규모다. 남북은 개ㆍ폐회식에서 ‘KOREA’라는 이름으로 한반도기를 들고 행진한다. 국가 대신 아리랑이 연주되고, 공동입장과 단일팀에 쓰일 영문 약칭은 프랑스어 ‘COREE’에서 따온 ‘COR’로 결정됐다.
여러모로 의미가 크다. 남북 단일팀 구성은 91년 세계탁구선수권대회와 세계청소년축구대회 이후 27년 만이다. 특히 올림픽 단일팀 성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공동입장도 2007년 창춘 동계아시안게임 이후 11년 만이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이 “한반도의 밝은 미래를 열어줄 획기적 사건”이라고 했듯 평창올림픽의 북한 참가가 남북 신뢰 회복, 한반도 안정과 평화에 기여하길 고대한다.
이런 역사적 의미와 성과에도 불구, 남북 단일팀 구성 과정에서 보여준 정부의 소통 부족과 세심하지 못한 업무 처리는 아쉬운 대목이다. 남북 단일팀 구성이라는 대의 때문이지만 정부는 아이스하키 선수단과 아무런 논의를 하지 않았다. 뒤늦게 “우리 선수가 피해보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지만 그나마 허언(虛言)이 됐다. 남북이 매 경기마다 북한 선수 3명이 출전하기로 합의했기 때문에 그만큼 우리 선수들이 불이익을 받게 됐다는 점에서 정부는 할 말이 없게 됐다.
21일에는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장 등 북한예술단 사전 점검단 7명이 육로를 통해 남쪽으로 왔다. 3년 3개월만의 북한 대표단 방문이다. 23일에는 금강산 문화예술 행사와 마식령 스키장 공동훈련을 위한 우리측 점검단이 북한으로 간다. 평창 교류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북한 점검단이 한 때 일방적으로 방남 일정을 중단했던 데서 보듯 올림픽을 매개로 한 남북 교류는 살얼음판을 걷듯 아슬아슬한 형국이다. 단일팀 구성 과정에서 드러난 남남 갈등과 분열이 올림픽 기간 동안 어떤 양상으로 전개될 지 모른다. 그럼에도 올림픽 제전의 큰 뜻을 새겨 평창에서 펼쳐지게 될 오랜만의 남북 화합의 무대가 성공적으로 치러치도록 정부와 국민 모두가 지혜와 힘을 한데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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