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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오락가락’으로 ‘南 쥐락펴락’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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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오락가락’으로 ‘南 쥐락펴락’ 전략

입력
2018.01.21 15:32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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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점검단 파견 번복 소동 왜?

대북제재ㆍ언론보도 등 불만 표시

무언의 시위로 존재감 극대화

“계속 비핵화 이야기 꺼낼 경우

평창 안 갈 수 있다” 경고 의미도

현송월 삼지연 관현악단 단장 등 북한 평창 동계올림픽 예술단 공연을 위한 사전점검단이 21일 오전 서울역에 도착 강릉행 KTX에 타고 있다. 고영권 기자
현송월 삼지연 관현악단 단장 등 북한 평창 동계올림픽 예술단 공연을 위한 사전점검단이 21일 오전 서울역에 도착 강릉행 KTX에 타고 있다. 고영권 기자

북한은 하루 동안의 번복 소동 끝에 21일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 등 예술단 사전점검단을 남측에 내려보내긴 했다. 하지만 이는 문재인 정부를 쥐락펴락 하면서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자신들의 존재감을 극대화하려는 의도였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북측이 19, 20일 사이 사전점검단 파견 의사를 번복하는 동안 남측 당국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고, 국내외 시선은 북한의 진의가 무엇이냐에 집중됐다. 전문가들은 북측이 ‘무언의 시위’로 최근 남측 행보에 불만을 표시했다고 봤다. 통일부 고위 당국자는 20일 기자들과 만나 “북측은 우리 언론 보도에 대해 때때로 불편한 반응을 강하게 보여왔다”고 말했다.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이완과 한미동맹 균열에 노림수가 있다는 보도에다 최근엔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과 한반도기 사용에 대한 남측 여론이 악화되고 있는 데 따른 떠보기 카드였을 수 있다.

청와대와 정부를 겨냥한 전략이란 분석도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남북관계 개선과 북핵 문제 해결은 따로 갈 수 없다”며 대북제재와 압박을 당분간 거둘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제재 완화를 기대했을 북한으로선 사전점검단 파견 중단 통보로 남측에 경고 메시지를 던졌던 것으로 보인다. 전직 통일부 고위 관료는 “제재를 풀기 위해선 남북 간 부드러운 분위기를 연출해야 하는데 남측에서 강경한 입장이 계속적으로 제기됐다”며 “남측 당국에 강력한 경고를 줘야 한다는 북한 내부 의견이 개진됐던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결과적으로 남북 간 대화 무드도 자신들의 손에 달려있음을 확인시켰다는 평가도 나온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 연구위원은 “우리가 주도하지 너희가 주도하는 게 아니다라는 북측의 신호가 숨어 있다”며 “나아가 '계속 비핵화 이야기를 꺼낼 경우 아예 평창올림픽에 안 갈 수도 있다’는 경고”라고 해석했다. 평창올림픽 성공 개최에 목을 매는 문재인 정부의 약점을 틀어쥔 북측이 파견 번복 카드처럼 언제든지 속도를 조절하거나 훼방을 놓을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조영빈 기자

박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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