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관계의 해빙 물꼬가 트인 가운데 러시아가 북미 대화의 주선 의지를 적극적으로 밝혀 주목된다.
러시아 관영매체인 타스통신은 20일(현지시간) 러시아는 북한과 미국 양자 대화를 적극적으로 지원할 의사가 있다고 이고리 모르굴로프 러시아 외무차관과의 인터뷰를 통해 밝혔다. 모르굴로프 차관은 인터뷰에서 “러시아정부는 최대한 이른 시일 내 미국과 북한 간 직접 대화를 지원할 모든 노력을 기울일 준비가 돼 있음을 강조한다”고 말했다.
모르굴로프 차관은 또 조만간 미국과 북한 측 관계자들을 개별적으로 모스크바로 불러 북한 문제에 관해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조셉 윤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에게 초청장을 보냈지만 회담에 관한 세부 사항이나 일정은 외교 채널을 통해 협의가 이뤄져야 한다”면서도 “윤 대표와의 다음 회동이 모스크바에서 이뤄질 것이라는 사실은 확인해줄 수 있다”고 말했다. 윤 대표와 모르굴로프 차관의 최근 회의는 작년 7월 워싱턴에서 열렸다.
모르굴로프 차관은 북한 대표단의 모스크바 방문 가능성도 언급하면서 “평창올림픽 개막 전에 북한 대표단과의 접촉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러시아가 남북한 양측간 대화 의제 확대를 지지하는 입장이라면서 "러시아와 남북한 3자 경제사업을 재개하는 방안에 대한 논의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타스통신은 모르굴로프 차관의 ‘3자 경제 프로젝트 논의’에 관한 발언을 전하면서, 2011년 러시아 국영 에너지기업 가즈프롬과 한국정부가 북한을 경유하는 가스관 사업을 거론했다. 지난해 9월 문재인 대통령은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가진 정상회담에서 가스관 사업 등을 비롯한 한-러 경제 방안 등을 논의한 바 있다.
아울러 모르굴로프 차관은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에 한반도 정세가 안정을 유지할 것이며, 올림픽을 계기로 시작된 남북 대화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남북간 대화와 합의 내용으로 볼 때 올림픽 기간에 한반도 상황이 안정을 유지할 것으로 기대할 만하다”며 “우리는 남북대화가 계속될 것으로 본다”고 기대했다.
강윤주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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