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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北 파견 중단 이유 요청”…언론 보도 불만 가능성도 시사

입력
2018.01.20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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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20일 오전 세종로 정부서울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20일 오전 세종로 정부서울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이 예술단 사전점검단 방남을 돌연 중단한 것과 관련, 정부는 20일 “파견 중지 사유를 알려달라”고 북측에 요청했다. 갑작스런 파견 중단 배경을 두고 추측이 분분한 가운데 정부는 섣부른 판단을 내리지 않겠다는 입장이나 남측 언론 보도에 대한 반응일 가능성도 함께 내비쳤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이날 오후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늘 오전 11시 20분쯤 판문점 연락채널을 통해 북측이 예술단 사전점검단 파견을 중지한 사유를 알려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전날 북한은 남북 고위급회담 북측 수석대표인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명의로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장을 대표로 하는 예술단 사전점검단 7명을 1박 2일 일정으로 20일 경의선 육로를 통해 남측에 보내겠다고 통지했다가 불과 12시간 만에 돌연 취소했다. 사전점검단 명단을 남측에 통지한 뒤 출입경에 필요한 후속 행정사항 협의를 진행 중인 상황에서였다.

조 장관은 “우리 측은 북측 예술단 파견을 위한 사전점검단 방문과 활동에 대한 준비가 다 돼 있는 만큼 남북이 일정을 다시 협의해 이행해나가면 될 것이라는 입장을 전했다”며 “우리 측이 전달한 금강산 지역 남북합동 문화행사와 마식령 스키장 남북 스키선수 공동훈련을 위한 사전점검단 파견도 양측이 합의한대로 이행해나가자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우리 측은 19일 통지문을 통해 이주태 통일부 교류협력국장을 포함한 선발대 12명을 2박 3일 일정으로 23일 동해선 육로로 파견하겠다고 전달한 바 있다.

북한이 어떤 배경 설명도 없이 방남 중지를 통보한 것을 두고 추측이 분분한 상황에서 정부 고위당국자는 “차분하게 지켜봄 대응해나가겠다는 게 정부 입장“이라고 전했다. 정부가 북측에 유감을 표시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에 대해서도 “(주장에) 충분히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전반적인 상황을 고려해서 저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대응을 할 것”이라는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아울러 이 당국자는 “(북한이) 장애를 조성하려는 듯한 느낌은 받지 못했고, 북측도 우리 측이 제기한 부분들을 상당부분 수용하고 짧은 기간 동안 남쪽을 방문하는 데 대한 준비를 차질 없이 마무리하기 위해 진지하고 협조적으로 노력하는 듯 보였다”고 전했다. 남북 양측 모두 올림픽 참가를 계기 한반도 해빙무드를 깨뜨리지 않겠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단 뜻이다.

다만 이 당국자는 현재 언론에서 보도되는 한반도기 관련 비판적 여론 등을 언급하며 “북측은 우리 언론 보도에 대해 때때로 불편한 반응을 강하게 보여왔다”고 말했다. 방남을 돌연 취소한 사유가 현 단장 등 북측에 대한 남측 언론의 과도한 관심 및 보도 형태에 대한 불만 때문일 수 있다는 시선을 조심스럽게 내비친 것이다.

북한이 방문 일정을 돌연 취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5년 12월 모란봉악단은 첫 해외공연을 위해 중국 베이징(北京)을 찾았다가 공연을 불과 6시간 앞두고 짐도 놔 둔 채 갑자기 북한으로 돌아갔다. 당시에도 북한이 이유를 제대로 밝히지 않는 바람에 소문이 분분했다. 공연 관람자의 격을 놓고 북중 의견이 충돌했다는 이야기도 나왔지만 중국 측이 모란봉악단 공연 무대 배경에 핵 미사일이 등장하는 것을 문제 삼자 “원수님(김정은)의 작품은 점 하나 뺄 수 없다”며 현송월이 반발한 게 가장 큰 배경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까지 북한 언론매체는 파견 중지와 관련된 보도를 내놓지는 않았다. 스위스 로잔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의 논의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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