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이면 중국의 심장인 베이징(北京)에 용과 봉황이 함께 날아오른다.”
중국의 수도 베이징 남부에 건설중인 신공항이 내년 7월 완공에 이어 10월부터 시험가동에 돌입한다. 19일 베이징시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신공항 개장 소식을 전한 관영 신화통신의 기사를 링크해놓은 한 웨이보(微博) 계정에는 수 천개 댓글이 달렸다. 웨이보를 비롯한 SNS와 포털사이트에는 2015년 처음 공개됐던 조감도와 이후 간간히 보도됐던 공사 진행 과정을 담은 사진들도 줄을 이었다.
베이징 신공항은 도심에서 남쪽으로 46㎞ 떨어진 다싱(大興)구와 허베이(河北)성 랑팡(廊坊) 사이에 위치하고 있다. 북동부 순이(順義)구에 위치한 서우두(首都) 공항의 만성적인 적체를 해소하기 위한 것으로 2016년부터 본격적인 공사가 시작됐다. 서우두 공항의 3터미널이 용의 모양을 형상화한 것이라면 신공항 터미널 건물은 날개를 펼치고 있는 봉황의 모습을 하고 있다.
중국은 베이징 신공항을 명실상부한 세계 최대ㆍ최고 공항으로 만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신공항 이용객 수를 2019년 연간 4,500만명에서 2025년에는 7,200만명, 2040년에는 1억명으로 예상하고 있다. 세계 최대규모인 미국 LA공항의 지난해 이용객 수는 9,600만명이었다. 2019년에는 활주로 4개로 개장하지만, 2040년에는 2단계 공정을 거쳐 6개의 활주로를 사용하면서 연간 90만편의 항공기와 이용객 1억명, 화물처리량 400만톤을 소화할 계획이다.
봉황을 형상화한 터미널은 이용객의 편의를 도모하기 위한 최적의 설계이기도 하다는 게 신공항 건설사 측의 설명이다.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르면 수하물이 여객기에서 공항 내부로 들어오는 데에는 13분밖에 걸리지 않고, 보안검색대에서 가장 먼 탑승구까지의 거리도 630m에 불과해 8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
신공항 주변 발전 전략도 원대하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의 승인과 국무원의 비준을 받은 린쿵(臨空) 경제구 계획안은 항공 관련산업과 헬스케어산업, 레저산업 등 3대 산업을 집중 육성함으로써 상대적으로 낙후한 베이징 남부를 새로운 첨단지역으로 탈바꿈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신공항 개장을 전후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국내 양대 항공사의 희비가 엇갈릴지도 주목된다. 베이징시정부는 한 국가의 복수 항공사를 서우두 공항과 신공항에 분산 배치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중 한 곳은 포스트를 신공항으로 옮겨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국인이나 재중동포들이 다수 거주하는 왕징(望京)지역은 서우두공항과 인접한 곳이어서 신공항으로 포스트를 옮길 경우 아무래도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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