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 첫날 오도착 거의 없어
“항공기 놓친 승객은 0”
하루 총 5만2900명 찾아
탑승권 확인ㆍ얼음 제거 장치 결함
“문제 원인 파악, 재발 않게 최선”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개장 첫날인 18일 오전. 한 미국인 델타항공 승객이 과거 인천공항을 찾았던 기억에 의존해 1터미널을 잘못 찾았다. 델타항공이 대한항공과 함께 제2터미널로 이전한 사실을 몰랐던 이 승객은 다행히 항공사 안내에 따라 1터미널과 2터미널을 오가는 셔틀버스를 타고 2터미널에 도착해 무사히 항공기를 탔다. 반대로 영국 런던행 항공기를 이용하는 한 영국인 승객은 1터미널이 아닌 2터미널을 잘못 찾아갔다 되돌아가야 했다.
공항 안내를 맡은 한 인천공항공사 직원은 “노선이 많은 일본과 중국 승객 가운데 터미널을 잘못 찾아 안내를 요청한 사례가 오후까지 몇 건 있었다”며 “대부분은 미리 물어보거나 안내문을 보고 제대로 찾아간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2터미널 개장 첫날 우려했던 큰 혼란은 없었지만 장비 결함으로 항공기 출발이 1시간 가까이 늦어지는 등 일부 운영상 미숙함이 드러났다.
인천공항공사와 대한항공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현재 터미널을 잘못 찾아가는 사례는 종종 발생했으나 항공기를 놓친 승객은 없었다. 출국시간이 임박해 터미널을 잘못 찾은 승객들에게 긴급교통편 등을 지원하기 위해 준비한 ‘나 늦었어요(I’m late)’ 카드도 하루 200장 정도 쓰일 것으로 예상됐지만 오후 7시까지 1터미널 3장, 2터미널 10장 등 13장만 이용됐다.
비행기를 못 타는 일까지 이어지지 않았으나 터미널을 잘못 찾아가 서둘러 5분 간격으로 1터미널과 2터미널을 오가는 셔틀버스에 오르는 승객들이 적지 않았다. 대한항공과 델타항공, 에어프랑스, KLM네덜란드항공 승객은 2터미널, 아시아나항공과 저비용항공사(LCC), 다른 외국항공사 승객은 기존 1터미널을 이용해야 한다.
터미널 오도착에 따른 큰 혼란은 없었지만 장비나 기체 결함으로 인한 항공기 운항 차질이 여러 차례 발생해 승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이날 오전 8시 25분 출발할 예정이던 홍콩행 대한항공 KE603편은 탑승권 정보를 확인하는 장비인 ‘보딩패스 리더기’가 장애를 일으켜 약 53분간 출발이 늦어졌다. 승객들은 항공사 직원들이 수작업으로 탑승권을 확인한 뒤에야 비행기에 오를 수 있었다.
2터미널에서 첫 출발하는 항공편으로 주목을 받은 필리핀 마닐라행 대한항공 KE621편은 기내 청소작업 등이 늦어져 예정보다 15분 늦은 오전 8시 10분 출발했다. 이날 오전 8시 15분 떠날 예정이었던 중국 선전행 KE827편은 기체 표면 얼음을 제거하는 장치가 고장 나 활주로에 오르기 전 기수를 돌려야 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장비 문제로 30~50분 가량 출발이 지연되는 사례가 있었으나 전반적으로 큰 문제 없이 뜨고 내렸다”고 말했다.
이날 하루 2터미널을 찾은 승객은 출발객 2만8,200여명, 도착객 2만4,700여명 등 모두 5만2,9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하루 20만명이 찾았던 1터미널은 2터미널로 승객이 분산되면서 이날 하루 14만1,700여명이 찾아 평소보다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공사 관계자는 “오도착 승객이 하루 평균 775명 가량 발생할 것으로 보고 출국장, 교통센터 등에 안내인력 334명을 배치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다했으나 예상보다는 적었다”라며 “항공기 연결 문제나 계류장 혼잡 등을 제외한 장비 결함 등의 운영상 문제점은 원인을 파악해 재발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