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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멧 쓴 사람들만 빼곤 다 좋은 스피츠 '두부'

입력
2018.01.18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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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 되어주세요] 149. 두 살 스피츠 ‘두부’

두부는 뽀얀 털에 귀여운 미소가 매력이다. 유기동물행복찾는사람들 제공
두부는 뽀얀 털에 귀여운 미소가 매력이다. 유기동물행복찾는사람들 제공

매주 토요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인근에서 유기동물자원봉사단체 ‘유기동물행복찾는사람들’(이하 유행사)이 개최하는 유기동물 가족찾기 행사에 유독 하얗고 미소를 예쁜 ‘스피츠’가 있습니다. 사람을 보면 꼬리를 흔들며 다가오는 ‘두부’(2, 3세 추정·수컷) 입니다.

두부는 지난 해 겨울 발견 당시 털도 깎여 있었고, 빨간 목줄도 착용하고 있었다고 해요. 주인이 잃어버린 것인지 버린 것인지 알 수 없지만 결국 공고 기간이 지나도록 가족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행사장에 나온 지 이제 1년이 다 되갑니다.

워낙 사람을 좋아하고, 다른 개 친구들한테도 오히려 공격을 당할 정도로 순한 성격의 두부인데요. 다만 예외가 있습니다. 바로 오토바이 헬멧을 쓰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진 모르지만 유독 오토바이에 공격적인 반응을 보여서 훈련소에서 3개월 가량 교육도 받았다고 합니다. 이제는 어느 정도 나아졌지만 사람이나 물건에 아직은 집착하는 경향이 좀 남아있어서 이를 조절하는 공부를 하고 있는 중입니다.

두부는 유행사에서 명실공히 미소천사로 통한다. 유행사 제공
두부는 유행사에서 명실공히 미소천사로 통한다. 유행사 제공

두부는 유행사 봉사자들의 따뜻한 사랑과 온기를 좋아합니다. 아무래도 이 행복이 다시 달아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봉사자들에게 매달리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고 해요.

두부는 배변도 잘 가리고, 기본 명령어도 척척 알아듣습니다. 개 친구들이랑 잘 지내는 편이지만 사람에 대한 사랑이 너무 그리운 아이라서 외동이면 더 좋을 것 같다는 게 봉사자들의 바람입니다.

두부는 1년이 다 되도록 새 가족을 찾지 못하고 있다. 유행사 제공
두부는 1년이 다 되도록 새 가족을 찾지 못하고 있다. 유행사 제공

두부는 완벽한 반려견은 아닙니다. 부족한 부분이 있습니다. 하지만 사랑 많고 정 많은 반려견입니다. 두부의 부족한 부분도 함께 감싸 안으면서 평생을 함께 할 가족이라면 토요일 이태원 노란 천막 행사장으로 방문해주세요.

고은경 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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