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화순경찰서는 종교 문제로 갈등을 겪던 딸과 몸싸움을 벌이다가 숨지게 한 A(56)씨와 부인 B(55)씨를 폭행치사 혐의로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1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부부는 지난해 12월 30일 오후 5시40분쯤 화순군의 한 펜션에서 딸 C(25)씨가 소리를 지르며 나가려는 것을 제지하려고 딸의 다리를 누르고 입을 막았다가 수일 후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 부부는 사고 당시 C씨가 의식을 잃고 쓰러지자 같은 날 오후 5시43분쯤 소방당국에 신고해 인근 병원으로 옮겼다. 그러나 C씨는 열흘 만인 지난 9일 오후 숨졌다.
검시 결과 질식사 가능성이 크며 외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이들 부부는 5년 가까이 특정 종교를 믿고 있는 딸을 설득하려고 이날 화순으로 가족 여행을 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 결과 A씨 부부는 “딸을 해하려던 것은 아니었다. 딸이 종교에 빠져 취업 준비도 등한시해 그만 다니라고 설득하던 도중 갑자기 고함을 지르고 펜션 내 집기를 부숴 다른 투숙객들이 들을까 봐 입을 막은 등 제지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C씨의 사인이 ‘저산소성 뇌 손상’으로 인한 심폐 정지로 추정된다는 부검의 소견을 토대로 A씨 부부 등을 통해 사건경위와 인과 관계 등을 조사하고 있다.
박경우 기자 gw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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