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특정 사업자가 블록체인 독점할 가능성은
A. 네이버처럼 시장 우위 서비스 출현할 수도
대한민국을 뒤덮은 가상화폐 논란이 기반기술인 ‘블록체인’에 대한 관심을 끄집어냈다. 블록체인은 참여자가 데이터를 공유해 해킹위험에서 안전한 기술로 알려졌지만 일반인들이 이해하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많은 게 사실이다. 블록체인 플랫폼 ‘넥스레저’를 독자 개발한 삼성SDS 엔지니어 등 업계 전문가들에게 블록체인에 관해 물어봤다.
-비트코인이 블록체인의 출발인가.
“그렇다. 2009년 나카모토 사토시란 가명을 쓰는 개발자가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해 비트코인을 창조했다. 사토시는 중앙집중화된 금융시스템이 엄청난 피해를 부른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 사태를 보며 개인 간 거래가 가능한 블록체인 기술을 고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트코인은 한번 사용한 재화를 반복 사용하지 못하도록 막아야 하는 ‘이중지불문제(Double Spending)’를 효과적으로 해결해 주목 받으며 현재의 위상을 지니게 됐다.”
-블록체인이 일상을 크게 바꿀 수 있는 분야를 꼽는다면.
“금융, 원산지증명, 진위확인 등 다양한 분야에 골고루 쓰일 것이다. 다만 세부적인 인터넷 기술을 몰라도 다양한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듯이, 사용자는 블록체인이란 걸 알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공공서비스와 의료 분야에서 활용폭이 넓어 공공기관 한 곳에서 블록체인으로 본인인증을 하면 이후에는 모든 서비스가 원스톱으로 이뤄질 것이다. 예를 들어 병원을 옮길 때마다 진료기록을 저장매체에 담아서 전달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사라진다.”
-현재 블록체인 적용 사례는.
“미국 월마트와 해운사 머스크는 이미 잘 알려졌다. 호주 CBH그룹은 귀리 출하량 추적과 품질관리를 하고 미국 축산업협동조합의 가금류 선적 추적도 블록체인 기술이다. 미국 청산결재원(DTCC)의 파생상품 관리, 독일 바스프의 화학물질 배송 추적, 영국 일렉트론사의 전력ㆍ가스 계량시스템, 아랍에미리트(UAE) 통신사의 의료정보관리(EHR) 등도 블록체인 기반이다.”
-퍼블릭과 프라이빗 블록체인의 차이는 뭔가.
“퍼블릭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블록체인이다. 가상화폐가 대표적인 퍼블릭 블록체인이다. 프라이빗 블록체인은 금융이나 물류처럼 사전에 허가 받은 소수만 참여하는 블록체인이다. 정보공유의 측면에서는 퍼블릭이 보다 강력한 형태다.”
-블록체인을 ‘제2의 인터넷'이라고 하는데, 인터넷 시대 구글과 페이스북처럼 특정 사업자가 독점할 가능성은.
“블록체인은 분산 개념의 거대한 네트워크지만 그 안에서 수익을 독점하려는 움직임은 나타날 것이다. 특정 사업자가 기술을 독점하기보다는 인터넷 시대의 네이버처럼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시장 우위 특정 서비스 사업자’가 출현할 가능성이 있다.”
-블록체인 발전으로 사라질 위험성이 있는 직업은.
“공인인증기관, 국제송금 대행, 중고물품 판매업이나 유통 관리 같은 중개상이 사라질 것이다. 중개자 없이 거래할 수 있다고 해서 당장 금융기관이나 부동산 중개업자가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블록체인은 거래를 대행할 제3자가 필요 없지만 블록체인에 올릴 수 있는 정보의 양에 한계가 있어 나머지 데이터를 관리하는 사람은 필요할 것이다.”
-블록체인 해킹은 정말 불가능한가.
“데이터 위ㆍ변조 목적의 블록체인망 직접 해킹은 불가능하지만 거래소처럼 블록체인에 접근하는 영역은 해킹할 수 있다. 해킹을 100% 막는 완벽한 기술은 없다. 미래에 슈퍼컴퓨터 한계를 뛰어넘는 양자컴퓨터가 등장한다면 뚫릴 수 있다는 견해도 있지만 이에 대응하기 위한 기술 또한 역시 개발 중이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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