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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민 “연기력 칭찬? 안심하지 않으려 노력한다”(인터뷰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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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민 “연기력 칭찬? 안심하지 않으려 노력한다”(인터뷰①)

입력
2018.01.17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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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민인 '그것만이 내 세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지숙 기자
박정민인 '그것만이 내 세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지숙 기자

박정민은 지난 2016년 청룡상, 백상예술대상 등 신인상을 휩쓸었던 배우다. ‘파수꾼’ ‘들개’ 등으로 데뷔하자마자 연기력을 인정받았고 ‘동주’로 대중들에게 눈도장까지 확실히 찍었다. 그리고 2018년은 확실히 ‘박정민의 해’라고 불릴 만 하다. ‘부산행’ 연상호 감독의 ‘염력’, ‘검은 사제들’ 장재현 감독의 ‘사바하’ 등 주목할 만한 영화를 비롯해 박정민을 처음으로 발굴했던 ‘파수꾼’ 윤성현 감독, ‘동주’ 이준익 감독과 각각 ‘사냥의 시간’ ‘변산’ 등을 통해 다시 호흡을 맞춘다. 그리고 17일 개봉하는 ‘그것만이 내 세상’까지, 2018년에만 개봉할 작품이 다섯 개나 된다.

박정민의 작품이 개봉할 때면 그의 연기력에 대한 칭찬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하지만 박정민은 칭찬을 받으면 더욱 자신을 채찍질하는 배우다.

박정민은 “칭찬은 전혀 내 귀에 꽂히지 않는다. 우리 회사에서 손을 쓴 건가 싶다.(웃음) 나쁜 버릇인데 나는 칭찬을 들어도 곧이곧대로 들리지 않는다. 사실 아닌데, 언제 들킬까 싶고 무섭기도 하다. 안심하면 안주하게 되니까 항상 나 자신에게 ‘안심하지 마, 언젠가 들통 나게 돼 있어’라고 말한다. 물론 한편으론 좋다. 잘 봐주셔서 감사하다. 특히 부모님과 친구들이 좋아한다. 상을 받을 때도 받아도 되는 건가 싶은 생각이 들지만 가족들과 이준익 감독님이 더 좋아하시니까 나도 좋더라”고 운을 뗐다.

박정민인 '그것만이 내 세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지숙 기자
박정민인 '그것만이 내 세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지숙 기자

그동안 박정민이 맡은 캐릭터들은 평범함과 거리가 먼 인물들이었다. ‘들개’에서는 사제폭탄을 만드는 ‘똘끼’ 충만한 인물이었으며, ‘동주’에서는 독립운동을 위해 무력 투쟁을 시도하는 송몽규, ‘아티스트: 다시 태어나다’에서는 예술을 상업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예술가를 숨기는 갤러리 대표였다. 이번 ‘그것만이 내 세상’에서는 피아노에 천재적인 능력이 있는 서번트증후군 소년이다.

이런 인물을 연기하기 위해 박정민은 단순히 대본을 분석하는 것을 넘어서서 직접 그 인물에게 다가가려고 노력한다. ‘동주’를 촬영하기 전엔 송몽규와 관련된 모든 책과 역사책을 탐독했고 북간도에 있는 송몽규 선생의 생가를 찾았다. ‘그것만이 내 세상’을 하기 위해서 그는 자폐스펙트럼 책만 10권 가까이 읽었으며 특수학교에서 봉사활동까지 나섰다. 이러한 노력으로 그는 영화 속 사소한 대사와 디테일한 감정마저 꼼꼼하게 채워 넣었다.

박정민은 “일부러는 아니지만 어쩌다 보니까 그렇게 하고 있다. 팔자라는 생각이 들더라. 작품에 들어가기 전에 항상 뭔가를 배워야 하고 미션이 있었다. 대본만 봐서는 안 됐다. 이건 내 성격일 수도 있고 재능 부족일 수도 있다. 굳이 왜 거기까지 가느냐는 말을 들을 수도 있고 사실 봉사활동을 하지 않는 게 오히려 예의일 수도 있다. 그런데 직접 보고 들어야지 이 작품을 하는 마음이 만들어지는 것 같다. 이런 마음가짐이 원동력이 되는 영화를 만나왔던 것 같다”고 이야기 했다.

늘 ‘유망주’라고 불렸던 박정민은 이제 영화계 젊은 배우 사이에서 굵직한 인물로 손꼽히고 있다. 앞으로의 포부에 대해 박정민은 “일을 계속 할 수 있어서 좋다. 찾아주는 분들이 많다는 것 역시 좋은 일이다. 다만 아직 자리를 잡은 느낌은 아니다. 자리를 잡기 위해 열심히 하는 과정이다. 2017년에 쉬는 날 거의 없이 일만 했는데 중간에 무너질 뻔한 적이 있었다. 그 고비를 넘어 서니까 요샌 현장이 즐겁다. 갑자기 일이 많아진 한 배우가 막 치이다가 고비를 넘고 생각이 바뀐 거다”고 말했다.

특히 이준익 감독과 같은 소속사 선배인 황정민의 조언이 그에게 큰 힘이 됐다. 박정민은 “이준익 감독님은 ‘너무 혼자 짊어지려고 하지 마라. 취미처럼 연기를 해라’고 계속 말씀해주셨고, 내가 현장에서 계속 부담스러워하고 예민해 하니까 황정민 형은 ‘내가 너 나이 때 데뷔를 했는데 너는 빠른 거다. 조급해 하거나 부담감 가지지 말라’라면서 자기 경험에 비춰 얘기를 해주시니까 더 와 닿더라. ‘나는 행복한 거구나’ 생각하면서 현장 대하는 태도가 바뀌었다. 그래서 2018년에도 열심히 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이주희 기자 lee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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