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차관급 실무회담서 구상 밝혀
北, 선수단 등 서해선 육로 방남 제시
응원단은 230여명 파견키로
北, 모두발언서 “6ㆍ15시대 돌아온 듯”
南 “평화 정착에 함께 힘 모아야” 화답
오늘 공동입장ㆍ단일팀 합의 가능성
평창 동계올림픽뿐 아니라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에도 북한 대표단이 파견될 것으로 보인다. 올림픽 개막식 공동 입장과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성사 가능성도 작지 않다.
17일 통일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열린 북한의 평창 올림픽 참가 관련 차관급 실무회담에서 북측은 기조발언을 통해 “패럴림픽에도 대표단을 보내겠다”는 개략적 구상을 전해왔다. 통일부 당국자는 “아직 (북측 제안을) 오케이한(받아들인) 것은 아니다”라며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더불어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와의 협의를 통해 패럴림픽 선수단 참가 관련 논의를 최종 확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회담에서 남북은 북측 대표단 규모 및 이동 경로, 개회식 공동 입장 및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 금강산 남북 합동 문화 행사, 마식령 스키장 이용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방남 경로와 관련, 북측은 올림픽위원회대표단과 선수단, 응원단, 태권도 시범단, 기자단이 서해선 육로를 이용해 남측으로 이동하는 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개성에서 시작해 도라산, 파주, 평창으로 이어지는 서해선 육로는 2016년 2월 폐쇄되기 전까지 개성공단을 오갈 때 사용됐다. 앞서 북한은 15일 북한 예술단 파견 관련 실무접촉에서는 판문점을 거쳐 육로로 서울과 평창을 방문하길 희망한다는 입장을 전달한 바 있다. 이날 북한은 “응원단 230여명을 파견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지금까지 회의 진행은 순조로워 보인다. 통일부 당국자는 오전 회의 상황에 대해 “남북 양측이 얼마 남지 않은 평창 올림픽을 평화와 화합의 축제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는 데 입장을 같이 하면서, 진지하고 성실한 태도로 양측 구체적 입장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통일부가 기자들과 공유한 영상을 보면 북측 대표단 단장인 전종수 조국평화통일위훤회 부위원장이 오전 전체회의 시작 전 모두발언을 통해 “(고위급 회담 일주일여 만에) 다시 또 만나니까 반갑고 마치 6ㆍ15시대가 돌아온 것 같은 기분이 든다. 2008년 이후 거의 10년 동안 사실상 북남관계가 차단돼 있고 대결상태가 지속됐는데 그럴수록 우리 민족 겨레는 북남관계가 하루빨리 (잘) 되기를 고대했다고 생각한다”고 하자, 남측 수석대표인 천해성 통일부 차관은 “말씀하신 대로 북측 참가로 (평창 올림픽이) 평화 올림픽으로 자리매김할 뿐 아니라 남북관계 발전, 그리고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하는 데 기여할 수 있도록 남북이 함께 힘을 모아야 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통일부는 이번 회담에서 공동입장과 단일팀 구성이 합의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예단해서 말할 수는 없다”고 전제한 뒤 “평창 올림픽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고 20일 IOC(국제올림픽위원회)와 협의가 있기 때문에 그와 관련된 부분들이 (오늘) 합의돼서 그것을 토대로 해서 IOC와 최종 결정이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단일팀 구성에 일부 비판적인 여론이 있는 데 대해선 “(단일팀 구성은) 평화 올림픽 구상의 일부분”이라며 “단일팀 등 북한의 평창 참가와 관련해서는 우리 선수들이 피해가 없도록 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기본 입장”이라고 말했다.
우리 대표단은 천 차관을 수석대표로 안문현 국무총리실 심의관, 김기홍 평창동계올림픽대회 및 동계패럴림픽대회 조직위원회 기획사무차장이 대표단으로 나섰다. 북측 대표단은 단장인 전 부위원장과 원길우 체육성 부상, 김강국 조선중앙통신 기자로 구성됐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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