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주요 대학이 연초부터 잇따라 청소노동자 인력 감축 등에 나서자 동국대는 학생들이 제동에 나섰다. 학생들이 최저임금 인상 논란에 편승한 학교 측의 무분별한 구조조정 행태를 비판하기 시작한 것이다.
동국대 재학생이 중심이 된 ‘동국대 청소노동자 인원충원 문제 해결을 위한 동국인모임(동국인모임)’은 “‘청소노동자는 안정적으로 일할 권리, 학생들은 좋은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는 내용의 청소노동자 인원충원 요구안과 질의서를 18일 학교 측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17일 밝혔다. 동국인모임은 사범대ㆍ문과대ㆍ사회과학대ㆍ예술대 학생회가 주축이지만, 학생회 소속이 아닌 학생들도 상당수 포함돼 있다.
이들은 전체 청소노동자 84명 가운데 올해 초 정년퇴직하는 8명 자리를 ‘근로장학생’으로 채우겠다는 학교 측 안이 알려진 지난 13일부터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서명운동을 진행해 왔다. 16일 기준 730여명이 참여했다. 동국인모임 관계자는 “청소노동자 충원이 이뤄지지 않으면 결국 학교 환경도 이전처럼 유지되지 못하고, 결국 깨끗한 학습 환경을 보장받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동국인모임은 학교 측에서 제안하는 ‘청소 근로장학금’은 제대로 된 장학금이 아니라는 주장도 하고 있다. 안드레(29)씨는 “장학금은 성적이나 학생들 형편을 조건으로 주는 학습 지원금”이라며 “청소와 같은 노동을 조건으로 주는 돈은 임금이지 장학금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현다은(24)씨는 “특히 ‘장학금’이라는 단어를 들은 청소노동자들은 학생들에게 ‘그 일 하지 마라’고 하지도 못해 답답해 한다”고 말했다.
글ㆍ사진 이상무 기자 allclea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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