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 대학원 박사과정에 부정 입학한 의혹을 받는 아이돌그룹 씨엔블루 멤버 정용화가 “물의를 빚어 매우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17일 유감을 표했다. 그러나 정용화와 그의 소속사인 FNC엔터테인먼트는 “학칙을 위반해 편법으로 입학하려는 의도는 없었다”며 오히려 학교 측이 지속해서 지원을 종용했다고 주장해 대학원 학사 관리 부실에 대한 논란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FNC엔터테인먼트(FNC)는 공식 보도자료를 내 정용화가 경희대 응용예술학과 대학원 박사과정 입학 문제로 경찰에서 조사를 받은 사실을 인정했다. 정용화는 지난해 1월 응용예술학과 대학원 박사과정 추가모집 전형에 응시했으나 면접 시험장에 나오지 않았다는 데도 최종 합격해 특혜 입학 의혹을 받고 있다.
정용화는 학교에서 면접을 보는 대신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FNC 사무실에서 당시 해당 학과 학과장이었던 이 모 교수와 만나 면접을 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FNC는 “개별 면접 역시 정상적인 면접절차인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고 주장했지만, 부정 입학 의혹에 대한 비판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 학과 박사과정은 서류심사와 면접을 필수적으로 거쳐야 합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식으로 면접을 보지 않고 임의로 한 이 교수와의 미팅을 정상적인 면접 절차라 생각했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정용화는 2016년 가을학기에 응용예술학과 박사과정에 지원했지만 원서 기재 실수로 입학전형에서 불합격했다. FNC에 따르면 학교 측은 해당 학과의 박사과정 지원자가 부족하여 지속적으로 소속사에 정용화가 추가모집에 응시할 것을 권유했다. FNC는 이런 주장은 이번 입학 부정 의혹 관련 잘못을 학교 측에만 떠넘기는 듯한 인상을 줘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
FNC는 “학칙상 개별면접은 불가능하다는 걸 알았더라면 정용화의 일정을 조정해서 몇 시간을 내 면접에 참석하였을 것”이라며 “공인으로서의 평판에 치명적인 위험을 낳는 일을 절대로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정용화는 지난해 입학한 뒤 현재 휴학 중이다. 경찰은 정용화와 이 교수를 업무방해 혐의로 입건, 수사 중이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다음은 FNC의 공식 입장 전문이다.
정용화의 소속사인 FNC는 이번 경희대 대학원 박사과정 면접 논란에 대하여 먼저 사과드립니다.
최근 정용화와 저희 소속사 담당자가 정용화의 경희대 응용예술학과 대학원 박사과정 입학문제로 경찰에서 조사를 받았습니다.(참고로, 응용예술학과는 실용음악의 콘텐츠 제작능력을 연구하고 배양하기 위한 학과입니다.
정용화는 학교 측의 수회에 걸친 적극적인 권유로 지난 2017년 1월 경희대에서 실시한 응용예술학과 대학원 박사과정 추가모집 전형에 응시하여 합격하였습니다.
아이돌 스타와 같은 인기 연예인들은 공연 등으로 바쁜 일정 때문에 소속사가 모든 일정을 정하고, 연예인들은 그 일정에 따라 활동하고 있습니다. 정용화의 경우에도 이번 대학원 입학을 위한 응시원서 작성.제출이나 학교측과의 연락 등 모든 업무를 소속사가 알아서 처리하였습니다.
소속사와 정용화는 모두, 본건이 문제가 되기 전까지 정용화가 정상적인 면접 절차를 거쳐 대학원에 합격한 것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정용화는 개별면접 역시 정상적인 면접절차인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으며, 정용화는 소속사가 짜 준 일정에 따라 면접을 본 것입니다.
정용화는 본건으로 경찰에서 조사를 받았으며, 비록 소속사나 정용화 본인은 학칙을 위반하여 편법으로 입학하려는 의도가 전혀 없었지만, 물의를 빚은 데 대하여 매우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있고, 본건이 문제된 이후 대학원을 휴학한 상태입니다.
참고로, 정용화는 2016년 가을학기에 응용예술학과 박사과정에 지원했다가, 원서 기재 실수로 입학전형에서 불합격하였습니다. 그런데, 해당학과의 박사과정 지원자가 부족하여 계속 정원미달이라 학교 측이 지속적으로 소속사에 정용화가 추가모집에 응시할 것을 권유하였고, 이에 따라 2017년 1월 대학원에 지원하게 된 것입니다.
해당 대학원 학과가 학생 모집에 힘쓰고 있고, 한 명의 학생이라도 더 유치하여 미달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노력중이므로 대학원에 지원하여 학과에 도움을 주기를 바란다는 담당 교수님의 바람도 들었습니다.
정원미달로 실시된 2017년도 추가 모집시 지원자는 모두 합격될 정도로 경쟁이 없었으므로, 정용화가 들어가기 어려운 과정을 특혜를 받아 부정하게 입학한 것도 아니고, 대중의 평판을 생명으로 삼고 있는 인기연예인으로서는 그럴 이유도 없었습니다.
(학칙상 개별면접은 불가능하고 학교에 가서 면접을 보아야 하는 것을 알았더라면 정용화의 일정을 조정해서 몇시간을 내어 면접에 참석하였을 것이며, 공인으로서의 평판에 치명적인 위험을 야기하는 일을 절대로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