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백준(79)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이 구속되자,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다음은 MB’라며 설 전 구속 가능성을 주장했다. 김 전 기획관은 MB의 집사로 불렸던 측근이다. 안 의원의 주장에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표적수사”라고 맞섰다.
안 의원과 김 원내대표는 17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김 전 비서관의 구속을 두고 설전을 벌였다. 2008년과 2010년 두 차례에 걸쳐 국가정보원으로부터 특수활동비 4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김 전 기획관은 영장실질심사 결과 이날 새벽 구속 수감됐다.
안 의원은 방송 첫머리부터 “기분 째지는 아침”이라며 “MB 아바타, 김백준씨가 구속됐다”고 포문을 열었다. 안 의원은 “이 분은 지난 40년 동안에 MB의 분신이었다”며 “(지난해 대선 때)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자기가 MB 아바타인 것처럼 오해했는데, 그게 아니라 진짜 MB 아바타는 김백준씨”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분이 나이가 팔십(여든살)이 다 되셨는데, 만약 형을 살게 되면 특정범죄가중처벌 때문에 평생 죽을 때까지 감옥에서 살아야 된다”며 “그러니 과연 이 죄를 다 뒤집어쓸 것이냐 (궁금하다)”고 반문했다. 이어 “MB가 시키는 대로 했다고 자백을 하면 구정 전에는 MB는 포토라인에 서고 구속될 수밖에 없을 거라고 본다”고 했다. 이미 MB의 다스 실 소유주 의혹 수사 과정에서도 김성우 전 다스 사장 등 핵심 인물들이 줄줄이 “과거 진술이 거짓이었다”며 MB에 불리한 자수서를 제출한 바 있다.
안 의원의 공세에 김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궁극적인 타깃이 이 전 대통령이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라고 맞받아쳤다. 또 “민주당이 집권한 이후 최고위원회의, 원내대책회의 같은 공개석상은 ‘이명박 성토장’을 방불케 했다”고 덧붙였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당했던 것처럼 MB도 검찰 포토라인에 세우고 말겠다는 심정으로 아예 표적을 삼고 기획수사를 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김 원내대표는 “이것은 사실상 정치보복의 성격이 아주 짙다”며 “국정원 댓글 사건 가지고 MB까지 올라갈 수 있는지 확실치 않으니까, 다스도 털고, 또 다스로도 명확하지 않으니까 국정원 특수활동비로까지 파고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원내대표는 노골적으로 화색을 드러낸 안 의원도 꼬집었다. “그런 걸(정치보복을) 가지고 이렇게 공개적인 방송에서 째진다고 그러면 안 되는 것”이라며 “(게다가) 김 전 기획관의 올해 나이가 팔십인지, 일흔 아홉인지 그렇다”고 말했다.
이에 안 의원은 “가장 품격 있는 용어를 고민고민 하다가 택한 것이 ‘째진다’는 표현”이라며 “과거의 죄를 단죄하는 것, 과거의 정의와 진실을 밝혀내는 이것이 정치보복이라고 하면 대한민국에 정의와 진실은 없다”고 되받아쳤다.
김지은 기자 lun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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