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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술년은 나의 해] 8월 금빛 물들일 장혜진 "정상 맛 보니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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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술년은 나의 해] 8월 금빛 물들일 장혜진 "정상 맛 보니 좋아요"

입력
2018.01.16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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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혜진/사진=대한양궁협회 제공.

[한국스포츠경제 김정희] 2018년 1월 1일 새벽 동이 트기 전, 진천선수촌 30분 거리에 있는 두타산이 북적였다. 국가대표 선수 강화 훈련을 위해 선수촌 합숙에 들어간 양궁 국가대표 후보 선수들은 새해 첫 일출을 보기 위해 산행 길에 올랐다.

선두에는 남자 선수들을 제치고 장혜진(31ㆍLH)이 있었다. 리커브 세계랭킹 1위 장혜진은 등산도 1등이었다. 그는 “어둡고 추운 날씨에 눈길이 미끄러워 힘들었지만 올라가면서 지난해를 돌아보니 감사한 마음이 들어서 힘을 냈다. 이 또한 훈련의 일부라고 생각하니 발걸음이 가벼웠다”고 들려줬다. 등산에서 1등한 적이 처음이라는 장혜진은 “1등으로 올라 정상을 맛보니 그 맛이 더 큰 의미로 다가왔다.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8월 열리는 2018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도 정상에 오를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메달밭으로 꼽히는 한국 양궁 대표팀은 이날 전 종목 석권을 다짐했다. 그 중에서도 랭킹 1위에 있는 장혜진은 무술년을 황금으로 물들일 기대주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하계올림픽 단체전과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휩쓸어 2관왕에 올랐다. 2017년에는 현대양궁월드컵 혼성 결승에서 금메달, 현대세계양궁선수권에서 단체전 금메달과 개인전 은메달을 따냈다. 이러한 대회 성적들을 종합해 세계 양궁 랭킹에서 총 33만1,500포인트로 2위 크세니야 페로바(러시아ㆍ28만2,250포인트)를 크게 따돌리고 선두에 올랐다.

장혜진은 지난 12일 진천선수촌에서 가진 국가대표 훈련 개시식에서 쇼트트랙 임효준과 함께 선서자로 나섰다. 아시안게임 전 종목을 통틀어 선수단 대표로 앞에 선 모습이 어색하지 않았다. 국제 대회의 꽃으로 불리는 올림픽 무대를 이미 재패한 경험이 있는 그는 이제 제법 책임감을 즐길 줄 아는 여유도 생겼다. 장혜진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선수로서 안고 가는 무게는 똑같다. 때문에 지난 리우 올림픽이나 이번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을 준비하는 과정도 같다. 다만 이번에는 그 과정을 즐길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고 말했다.

금빛 찬란한 수상 이력에 새로 나가는 대회마다 성적 부담도 있을 법 하지만 장혜진은 오히려 힘을 얻는다. 그는 “국민들과 지인들의 관심과 응원 덕분에 포기할 수 없게 되고 그 응원에 힘입어 힘든 일도 잘 견딜 수 있었다”고 말한다. 특히 “우연히 연을 맺게 된 최광렬 백석대 교수님이 나를 위해 기도 서포터까지 만들며 뜨거운 응원과 지지를 해주고 계신다. 참 감사하다”고 전했다. 눈에 띄는 외모와 실력을 겸비한 덕에 만들어진 700여 명이 넘는 팬클럽도 장혜진을 응원하고 있다.

장혜진/사진=대한양궁협회 제공.

158cm의 아담한 키에 다부지게 활을 쏘는 모습에 ‘짱콩’이란 별명을 얻었다. 콩 중에 으뜸이란 뜻이다. 양궁은 리커브와 컴파운드 두 종목으로 나뉜다. 장혜진의 주 종목인 리커브는 컴파운드 활보다 크고 무겁다. 활이 날아가는 속도도 더 빠르다. 작은 체구에도 리커브를 다루는 그의 솜씨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한국 양궁의 1위가 세계 랭킹 1위다. 장혜진은 “한국의 양궁 국가대표로서 태극마크는 또 다른 의미가 있는 것 같다. 자부심이 상당하다”면서도 “압박감도 만만치 않다. 하지만 그 무게를 스스로 견디며 강해졌기 때문에 정상에 설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장혜진은 2017년 국가대표 자격으로 진천선수촌에서 합숙 훈련을 한 뒤 3월, 지난해 국가대표 2차 선발전을 통과한 선수들과 2018년 국가대표 선발전을 치른다. 곧이어 아시안게임에 출전할 리커브 여자 대표 4명 엔트리를 정하는 1, 2차 평가전이 열린다.

미세한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으려면 집중력이 관건이다. 마음가짐이 중요한 종목에서 강했던 이유는 매사에 감사하고 긍정적인 성격도 한 몫 했다. 장혜진은 “양궁 선수를 하면서 큰 무대에서 금메달을 딴 순간은 인생 최고의 행복이었다. 양궁에 이렇게 자부심을 갖고 세계 최강을 지킬 수 있었던 것은 한결 같은 마음으로 지원해주는 분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감사를 전했다. 마지막으로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며 밝게 인사했다.

김정희 기자 chu4@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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