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정재호]
신태용호/사진=KFA 제공
신태용(48) 한국 축구 대표팀은 감독은 지난 15일 터키로 전지훈련을 떠날 5기 대표팀 명단을 발표하면서 “팀을 위해 희생하는 모든 선수들에게 기회의 문이 열려있다”고 했다. 그러나 1기부터 흘러온 선발 과정을 보면 그가 선호하는 색깔이 비교적 뚜렷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선수 구성으로 본 신태용호는 전북 현대 득세와 중국세의 약화라는 특징으로 요약된다.
성적 부진으로 물러난 울리 슈틸리케(64ㆍ독일) 감독의 후임으로 급작스럽게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뒤 신 감독이 8월 공개한 1기 명단에서 맏형 이동국(39)을 포함한 전북 소속 선수는 6명이 포진했다. 이런 흐름은 5기까지 쭉 이어진다. K리그 클래식(1부 리그) 도움왕에 빛나는 이적생 손준호(26ㆍ전북 현대)가 대표팀에 처음 승선하는 등 이번 전지훈련 명단에 오른 전북 선수는 7명으로 늘었다.
수비 3인방인 김민재(22), 김진수(26), 최철순(31)은 신태용호의 고정 멤버가 돼가는 양상이고 미드필드의 핵 이재성(26)과 동아시아축구연맹(EAFF)컵 한일전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장신 공격수 김신욱(30)도 러시아 행 티켓에 바짝 다가섰다.
반면 이 기간 중국세는 크게 꺾여 대조를 이뤘다. 신태용호 1기에 오른 중국 프로축구 슈퍼리그 소속 선수들은 최대 6명에서 1명으로 쪼그라들었다. 1기 대표팀 당시 중국 리그 선수가 5명이었고 전원 해외파들로 꾸린 10월 러시아ㆍ모로코 원정 평가전의 2기 대표팀에는 숫자가 6명으로 증가했다.
슈틸리케 시절 경기력의 저하로 중국화 논란을 불러일으킨 중국 리그 소속 선수들의 설 자리는 이후 점점 좁아져 3기(11월 콜롬비아ㆍ세르비아 평가전) 3명, 4기(EAFF컵) 2명, 5기에는 1기 주장이었던 김영권(28ㆍ광저우 에버그란데)이 가까스로 재승선하는 데 그쳤다.
중국파가 줄어든 건 대표급 선수들의 탈중국 러시와도 연관이 있다. 중국 슈퍼리그가 외국인 선수 최대 3명 출전과 23세 이하 선수 의무 출전 조항을 만들면서 입지가 좁아진 한국 선수들이 중국에 등을 돌리고 있다. 이번 대표팀에는 들지 못했지만 장쑤 쑤닝을 떠나 전북 현대 품에 안긴 홍정호(29)를 비롯해 EAFF컵 한일전 무회전 슛의 주인공 정우영(29)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일본 J리그 빗셀 고베로 소속팀을 옮겼다. 황일수(31ㆍ옌벤 푸더)도 K리그 유턴이 유력하다.
유럽파들이 차출되지 못한 측면도 있으나 신태용호의 방향성이 K리거 중용 쪽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이번 대표팀은 K리그 선수가 1기 11명(26인)에서 19명(24인)으로 크게 늘어났다.
K리그 명장 출신의 신 감독은 지난 6월 본지와 인터뷰에서 “경기가 어렵다고 해서 투자를 하지 않으면 미래가 단절된다”며 K리그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K리거를 중용하면서 상대적으로 중국파가 배제되는 흐름은 경기력의 측면에서 나쁘지 않다는 진단이다. 한 축구인은 “중국이 아무리 많은 돈을 퍼부어 좋은 선수들을 영입한다 해도 전체적인 수준이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면서 “관련 선수들은 중국화 논란에 대해 상당한 거부감을 표하지만 그런 것이 전혀 없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정재호 기자 kemp@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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