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 록밴드 크랜베리스의 보컬 돌로레스 오리어던이 15일(현지시간) 돌연 사망했다. 47세.
오리어던의 대변인은 이날 “오리어던이 영국 런던에서 숨졌다”는 짧은 성명을 내놨다. 녹음 작업 중이던 오리어던의 사망 소식은 경찰 신고로 외부에 알려졌다. 런던경찰청은 이날 오전 9시 파크 레인 한 호텔에서 40대 중반 여성이 사망했다는 신고를 받았다. 정확한 사인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크랜베리스는 오리어던의 건강 문제로 지난해 예정된 유럽 공연을 중단한 바 있다.
록과 감미로운 팝 풍의 멜로디를 섞은 크랜베리스는 U2와 함께 아일랜드 대표 록밴드로 꼽힌다.맑고 신비로운 목소리로 1990년대 국내에서도 인기를 누렸다. ‘꺾기 창법’으로도 유명했다. ‘오드 투 마이 패밀리’는 드라마 ‘젊은이의 양지’(1995)에, ‘드림스’는 영화 ‘중경삼림’(1994)에 삽입돼 사랑받았다. 록밴드 주주클럽은 데뷔 앨범 ‘16/20’(1996)의 속지에 크랜베리스의 영향을 언급하기도 했다. 오리어던은 크랜베리스와 함께 2002년 내한공연을 열었다.
크랜베리스는 1993년 1집 ‘에브리바디 엘스 이즈 두잉 잇, 소 와이 캔 위?’로 데뷔했다. 가벼운 록발라드 뿐 아니라 묵직한 곡도 냈다. 2집 앨범 ‘노 니드 투 아규’(1995)에 실린 곡 ‘좀비’는 북아일랜드 폭탄 테러 사태에 대한 항의의 뜻을 담은 곡으로 유명하다. 크랜베리스 앨범 판매고는 4,000만장이 넘는다.
오리어던 사망소식에 멤버들은 충격에 빠졌다. 노엘 호건, 퍼갤 로울러, 마이크 호건 등 남은 멤버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세계는 오늘 진정한 아티스트를 잃었다”며 “오리어던은 훌륭한 재능을 지닌 음악인이었고, 우린 1989년부터 오리어던과 함께 한 시간을 소중하게 생각한다”는 글을 올렸다.
동료 음악인들도 충격과 애도의 뜻을 나타냈다. 영국의 팝 밴드 듀란듀란은 “오리어던의 죽음에 좌절했다”고 밝혔다. 록밴드 킹크스의 보컬 데이브 데이비스는 “크리스마스 전에 오리어던을 봤는데 행복해 보였다”며 “그의 사망 소식에 매우 충격을 받았다”고 슬픔을 전했다. 마이클 히긴스 아일랜드 대통령은 “크랜베리스는 아일랜드는 물론 전 세계 록과 팝 음악에 큰 영향을 미쳤다”며 “오리어던의 죽음은 큰 손실”이라고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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