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양지원] 디즈니·픽사의 ‘코코’(11일 개봉)는 이승과 저승의 벽을 허무는 애니메이션이다. 가수가 꿈인 주인공 미구엘이 우연히 사후세계를 체험하게 되며 벌어지는 일을 다룬 이 영화는 가족의 사랑과 소중함의 미덕을 다룬다. 어찌 보면 진부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 같지만 전개 방식의 참신함이 높은 평가를 받을 만하다. 휴머니즘으로 일관한 뻔한 전개가 아닌 풍부한 상상력과 신선한 일화로 재미를 더한다.
‘코코’의 배경은 멕시코의 한 마을이다. 코코의 가족은 멕시코의 오랜 풍습이자 축제인 ‘죽은 자의 날’을 맞는다. 1년에 한 번 죽은 이들이 가족을 만나기 위해 찾아온다고 믿는 이 풍습은 한국의 제사 문화와 흡사하다. 코코의 손자 미구엘은 바로 이 ‘죽은 자의 날’에 가족과 싸우다 집을 뛰쳐나온다. 코코의 아버지가 집을 나간 이유가 음악 때문이라고 믿는 가족들 앞에서 음악을 향한 애정을 여과 없이 드러냈기 때문이다.
집을 나온 미구엘은 밖을 길을 떠돌아다니는 강아지 단테와 함께 우연히 ‘죽은 자들의 세상’에 들어가게 된다. 눈앞에 펼쳐진 사후세계는 지옥이 아니다. 오로라 빛 황홀한 풍경과 화려한 네온사인, 다양한 볼거리들로 차고 넘친다. 죽음 뒤에도 삶이 이어진다고 여기는 리 언크리치 감독의 세계관을 엿볼 수 있다.
'코코' 리뷰
미구엘은 ‘죽은 자들의 세상’에서 코코의 어머니를 비롯해 자신의 가족을 만나게 된다. 죽은 가족들마저 미구엘의 ‘뮤지션 꿈’을 반대한다. 혼란에 휩싸인 미구엘 앞에 ‘죽은 자의 날’을 맞아 가족의 얼굴을 보고 싶어 하는 헥터가 나타난다. 미구엘과 헥터, 그리고 안단테의 황홀한 저승 체험이 펼쳐지는 순간이다.
미구엘은 해가 뜨기 전에 이승으로 돌아와야 하고, 헥터는 그런 미구엘을 돕는 대신 자신의 목적을 이루고자 한다. 이들은 시종일관 티격태격하는 듯하나 서로의 공통분모를 발견하며 세대를 뛰어넘은 우정을 보여준다.
미구엘의 저승 체험은 단순한 판타지를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는다. 누군가에게 잊힌다는 것에 대한 외로움을 깊이 파고든다. ‘죽은 자들의 세상’의 죽은 자는 더 이상 이승에서 자신을 기억해 주는 사람이 없을 때 두 번째 죽음을 맞아 영원히 사라지게 된다. 곧 ‘죽음’이라는 것은 숨이 끊어짐을 이르는 말이 아닌 모두에게서 잊혔을 때라는 것을 암시한다. 이는 곧 비록 누군가와 ‘사별’을 했다 해도 끝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 모두는 연결 돼 있음을 알려준다.
‘코코’는 점점 가족 간 거리를 느끼게 되는 현대인들에게 가슴 뭉클한 메시지를 전하며 심금을 울린다. 가족과 기억이라는 주제를 녹여낸 ‘코코’는 어른들을 위한 애니메이션이라 해도 무방하다.
여기에 음악 영화답게 귀에 쏙쏙 꽂히는 명곡들이 듣는 즐거움을 더한다. 영화의 OST인 ‘리멤버 미(Remember Me)’를 비롯해 왈츠 느낌의 곡들이 경쾌하게 어우러진다. 러닝타임 105분. 전체관람가.
사진='코코' 포스터 및 스틸
양지원 기자 jwon04@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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