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1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문재인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북미 대화 가능성을 언급하자 이를 적극 환영했다. 중국 일각에선 ‘중국 배제론’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오기 시작했다.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적절한 상황과 시기가 조성되면 북미 대화를 재개할 수 있다는 의향을 밝힌 것과 관련, “우리는 한반도 정세 완화에 도움이 되고 한반도 문제를 대화와 협상의 올바른 궤도로 되돌리려는 모든 노력을 환영하고 지지한다”고 밝혔다.
루 대변인은 “최근 한반도에서 남북 양측이 적극적으로 접촉하는 기미가 나타나 국제사회의 큰 주목을 받고 있다”면서 “중국은 국제사회와 마찬가지로 한반도 문제의 직접 당사국인 북미 양국이 대화와 접촉에서 의미 있는 한걸음을 내딛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강조했다.
관영 신화통신도 이날 논평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몇 가지 단서를 달았지만 북한에게 무력을 사용하겠다는 엄포 대신 대화를 재개할 수 있다고 언급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면서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인 미국이 대화에 적극 나선다면 북핵 문제 해결 가능성은 한층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관영 CCTV도 매 시간 주요 뉴스로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전화통화 내용을 다뤘다.
이런 가운데 중국 내부에선 북핵 문제 해결 과정에서 중국이 배제되어서는 안 된다는 경계의 목소리도 나온다. 관영 환구시보는 “중국은 국제사회에서 북핵 위기 해결의 중요한 일원이자 한반도 정세 안정의 수호자이며 국제정세의 방향 제정자”라며 “남북 회담이 개최되고 북미 회담 가능성이 거론된다고 해서 중국의 역할이 등한시되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한편, 루 대변인은 지재룡 주중 북한 대사가 최근 두달 여간 외부 활동을 하지 않으면서 중국의 대북 제재에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는 한 매체의 보도에 대해 “어떤 근거인지 모르겠으며 그 같은 추측과 관련해 파악한 정보가 없다”고 일축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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