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사진=OSEN.
[한국스포츠경제 김정희] 갈 때는 영웅이었지만 올 때는 야행(夜行)을 하게됐다. ‘불명예 메이저리거’ 강정호(30ㆍ피츠버그)의 얘기다.
국내 야구 팬들에게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무대는 높은 곳 또는 최고의 경지로 여겨진다. 박찬호(은퇴), 박병호(넥센-전 미네소타), 김현수(LG-전 필라델피아), 황재균(kt-전 샌프란시스코) 등을 비롯한 역대 한국인 메이저리거들은 태극마크를 단 국가대표처럼 국위선양의 대명사로 여겨졌다. 미국에서 성적이 부진했어도 KBO(한국야구위원회) 리그로 돌아올 때는 ‘메이저 리거’ 훈장을 달고 훌쩍 뛴 연봉 보장의 길이 열리고, 금의환향 받는다.
강정호의 상황은 다르다. 2018시즌 거취가 불투명하다. 강정호는 2016시즌을 마치고 입국해 음주운전 사고를 냈다. 3번째 음주운전으로 드러나면서 죄질이 무겁다는 이유로 미국 비자 발급이 거부돼 2017시즌 팀에 복귀하지 못했다. 결국 그는 한 시즌을 통째로 날리고 월급은 단 1원도 받지 못했다.
올 겨울에도 비자를 받지 못할 경우 강정호는 피츠버그에 방출을 요청하거나 KBO리그로 복귀를 결정할 수밖에 없다. 후자를 택하면 해외에 진출했던 복귀 선수는 원 소속 구단으로 와야 한다는 규정에 따라 넥센 유니폼을 입어야 한다. 그러나 넥센으로서도 그의 복귀가 부담스럽다. 넥센 관계자는 “아직 접촉은 없다”면서도 “피츠버그에서 방출되면 돌아올 곳은 넥센뿐”이라고 말했다.
넥센으로 돌아와도 바로 뛸 수는 없다. 지난 음주운전 발생 당시 KBO 소속 선수가 아니라는 이유로 징계를 면했지만 소속 선수가 되면 상벌위 결과에 따라 징계 내용을 모두 수행해야 하는 문제가 남아있다.
또 징계 수위는 규정에 따라 엄격하게 내려질 가능성이 크다. ‘클린 베이스볼’을 제창한 정운찬 신임 KBO 총재가 2018시즌 취임 첫 해를 맞는다. 강정호가 시즌 초반 그 본보기가 될 수 있다.
전자를 택해야 한다는 비판 기사가 쏟아지면서 강정호의 입지도 좁아지고 있다. 최근 물심양면으로 강정호를 돕던 피츠버그 구단의 손길도 느슨해지는 모양새다. 강정호는 지난해 말 제3국인 도미니카공화국으로 건너가 현지서 열리는 윈터리그에서 뛰며 미국으로 돌아갈 길을 모색했다. 지난 시즌 내야수 가뭄을 겪은 피츠버그는 강정호가 돌아오기를 고대하며 그가 그라운드에서 뛸 수 있도록 도왔다. 그러나 강정호는 24경기에서 타율 0.143 1홈런에 그쳤고 실책 4개로 수비까지 불안해 구단에 실망을 안겼다. 피츠버그 지역지 ‘트라이브 라이브’는 “피츠버그는 2018년 강정호를 기다릴 생각이 없다”고 적었다.
강정호는 2015년 포스팅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 당시 류현진(2,573만7,737달러33센트ㆍLA 다저스)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500만2,015달러를 적어낸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4+1년 총 1,600만 달러(약 180억원)에 계약 했다. 출발은 좋았으나 끝내 풀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
김정희 기자 chu4@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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