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미디어데이 출사표
하루 300바퀴 체력 훈련 집중
여자 1000-1500-3000m 금메달 유력
소치 노메달 수모 남자팀 활약에
한국 종합 4위 여부도 판가름
백지선호 “우리도 금메달이 목표
한일 월드컵처럼 이변 연출할 것”
“최소 3개 정도는 따야 하지 않을까요?”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을 30일 앞둔 10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열린 ‘평창올림픽 G-30 미디어데이’에서 김선태(42) 쇼트트랙 대표팀 감독이 던진 출사표다. 한국의 역대 동계올림픽 금메달 26개 중 21개를 가져온 효자 종목의 목표치고는 소박했다. 그러나 이내 “국민들이 더 많이 기대하는 것을 알기에 최대한 많이 따오겠다”고 덧붙였다.
남녀 쇼트트랙 대표팀은 지난해 11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을 마친 뒤 강도 높은 훈련에 매진했다. 구체적인 목표를 생각할 시간조차 없이 하루 일과를 훈련 스케줄로 꽉 채웠다. 최근엔 둘레 111.12m 링크를 하루 300바퀴씩 도는 체력 훈련에 집중했다. 그렇다고 링크를 허투루 도는 건 아니다. 촬영된 훈련 영상을 곧바로 대형 모니터를 통해 확인하며 자신의 자세를 꼼꼼히 체크했다.
남자 대표팀 서이라(26ㆍ화성시청)는 “그 동안 올림픽을 생각할 틈이 없었는데, 눈 앞에 날짜가 보이니 실감이 난다”고 말했다. 올림픽 후 ‘자작 랩을 들려주겠다’는 공언을 내세우기도 했던 그는 “훈련에 집중하느라 아직 준비하지 못했다”며 웃었다. 대표팀 에이스 임효준(22ㆍ한국체대)은 “체력 훈련은 막바지”라며 “이제는 스피드를 올리는 훈련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선수들이 굉장히 지치고, 힘들어한다”면서도 “지금부터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고, 스피드도 좀 내겠다”고 쉼 없는 강행군을 예고했다.
최민정(20ㆍ성남시청)과 심석희(21ㆍ한국체대)가 포진한 여자 대표팀은 1,000m, 1,500m, 3,000m 계주에서 금메달이 유력하다. 3개를 넘어 더 많은 금메달을 수확하기 위한 관건은 세계 평준화가 이뤄진 남자 대표팀이다.
한국의 평창올림픽 목표 종합 4위(금 8ㆍ은 4ㆍ동 8) 달성 여부는 개막 이튿날인 2월 10일 쇼트트랙 남자 1,500m에서 판가름 날 수 있다. 2014 소치올림픽 당시 노메달 수모를 당했던 남자 대표팀이 기분 좋게 ‘금빛 레이스’로 시작하면 한국 선수단도 좋은 흐름을 탈 가능성이 높다.
임효준은 “1,500m가 잘 풀린다면 나머지도 잘 될 것”이라며 “다른 종목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자 5,000m 계주도 2006년 토리노올림픽 이후 12년 만의 금메달을 노린다. 맏형 곽윤기(29ㆍ고양시청)는 “지금까지 해온 대표팀 중 가장 좋은 팀원을 만났다”면서 “우승하고 기분이 나면 깜짝 세리머니도 하지 않을까”라며 기대했다.
평창에서 세계 최강 팀들을 상대로 도전장을 던진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도 이날 공개 훈련을 진행했다. 백지선(51) 대표팀 감독은 “다른 국가들처럼 금메달이 목표”라며 “우리의 전력이 떨어진다고 하지만 결과는 아무도 모른다”고 당차게 말했다. 세계 랭킹 21위인 대표팀은 평창올림픽 A조에서 캐나다(1위), 체코(6위), 스위스(7위)와 격돌한다. 대표팀 간판 공격수 김기성(33ㆍ안양 한라)은 “조별 예선만 통과한다면 그 다음은 단기전 토너먼트”라며 “아무도 결과를 쉽게 예측할 수 없는 만큼 2002년 한일 월드컵처럼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고 말했다.
프리스타일 스키 종목의 에어리얼 대표팀은 “국민에게 감동을 주는 경기를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국내에 생소한 종목인 에어리얼은 ‘눈 위에서 펼쳐지는 체조의 도마 경기’라 할 수 있다. 평창올림픽에 출전하는 유일한 국가대표 김경은(20)도 체조에서 전향한 선수이며, 지도자 또한 ‘도마의 신’ 양학선을 키워낸 조성동(71) 감독이다. 김경은은 “준비한 기술을 최대한 실수 없이 펼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컬링 대표팀의 자신감도 가득했다. 최근 대표팀엔 소치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라이언 프라이(캐나다)가 합류해 함께 훈련하며 기술을 전수해주고 있다. 김민정 여자 대표팀 감독은 “프라이가 전수하는 프로그램에 만족한다”며 “메달에 더 가까워졌다”고 자신했다.
진천=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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