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2년 세종문화재단 역할 강화 나선 인병택 대표
“시민과 문화예술인들의 욕구가 커지는 만큼 문화재단의 역할도 커져야 합니다”
인병택(60ㆍ사진) 세종시문화재단 대표의 발걸음은 연초부터 분주하다. 지난 1년 간 동분서주하며 재단을 연착륙시켰지만, 올해는 해야 할 일이 더 많기 때문이다.
인 대표는 2016년 11월 말 출범한 세종문화재단 지휘봉을 잡아 작지만 탄탄한 조직을 꾸리고, 이듬해부터 다양한 기획ㆍ특화공연을 열어 시민들의 문화 갈증 해소에 주력했다. 문화예술교육프로그램 강좌를 확대하고, 어린이 책 축제 등 아동ㆍ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신규 사업을 발굴했다. 폐쇄된 조치원 정수장을 문화공간으로 꾸며 문화인프라 확충과 도시재생이라는 두 마리 토끼 잡기에도 나섰다. 그는 “지역 문화예술인을 위한 지원도 종전 4개 분야에서 14개 분야로 세분화하고, 예술단체에 대한 교육을 통해 역량 강화를 도왔다”고 말했다.
인 대표는 이렇게 지난 1년 간 다진 성과를 토대로 올해 문화재단의 활동영역을 넓히겠다는 의지다. 기획공연의 경우 지난해 진행한 클래식, 국악, 연극에 올해는 팝뮤직, 현대무용, 재즈, 어린이 뮤지컬을 추가해 보다 다양한 공연을 선보인다. 그는 “오는 30일 올해 첫 기획공연으로 세종대왕 즉위 600주년과 평창동계올림픽 개최를 기념하는 종묘제례악 공연을 국립국악원과 공동 주관해 연다”고 말했다.
그는 음악에 해설을 곁들여 시민들이 보다 친숙하고,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여민락콘서트 분야도 종전의 팝, 국악에 클래식과 뮤지컬을 추가했다. 무대는 꽃미남 실력파 피아니스트 윤한, 중요무형문화재 제23호로 가야금 산조, 병창 보유자인 안숙선, 국가대표 뮤지컬 배우 최정원 등 각 분야 스타들이 맡는다. 그는 찾아가는 공연도 더 활성화할 참이다. 그는 “올해도 세종호수공원 등지에서 4월~7월 주말에 길거리 70회 이상의 길거리 공연과 매월 대표 명소와 문화소외지역을 찾아가 문화예술공연을 펼치는 ‘세종컬처로드’를 연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경험과 노하우를 겸비한 인력으로 문화행사팀을 신설하고, 세종대왕 즉위 600주년을 기념해 세종대왕과 관련한 다양한 자료를 선보이는 국제전시를 기획했다. 10월 세종축제의 주요 행사가 될 이 행사에선 국제심포지엄과 각종 체험행사도 함께 진행한다. 또 문체부의 ‘세종문해상’ 수상자와 한글발전에 기여한 단체 등을 초청해 훈민정음의 우수성을 알리는 기회도 마련한다. 문화행사팀의 역할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그는 “문화행사팀은 세종축제 뿐만 아니라 복숭아꽃 축제, 무궁화 축제 등 세종시가 주최하는 주요 축제에 기획단계부터 참여해 지원하는 역할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문화재생 사업을 추진한다. 그는 “지난해부터 조치원 정수장 문화공간화 사업을 벌이고 있으며, 올해는 9억2,000만원을 확보해 한림제지 터를 문화예술 클러스터로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문화예술클러스터는 주민과 예술인들이 어우러지는 문화공간이 될 것”이라며 “현재 건물 안전진단 중이며, 재활용이 가능하면 리모델링을 하고, 필요한 시설을 보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올해 문화예술 지원의 변화도 꾀한다. 3개 단위 13개 사업을 4개 단위 12개 사업으로 재정비하고, 마을 주민들의 문화활동을 지원하는 생활문화예술을 적극 활성화하는데 우선 방점을 뒀다.
이렇듯 문화예술 전반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그지만, 부족한 인프라에 대한 아쉬움은 크다. 그는 “현재 세종시에 문화공연장은 노후한 세종문화예술회관 밖에 없고, 대공연장을 갖춘 아트센터는 2020년은 넘어야 문을 연다”며 “당분간 장르를 다양화하되, 세종문예회관만 공연을 유료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문화예술 강좌 확대로 부족한 교육공간은 각 지역 복합커뮤니티센터를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재단 단독청사도 시급한 과제라고 했다. 그는 “재단의 조직 확대가 불가피한데 현재 복합커뮤니티센터 한 켠에 있는 재단 사무실이 너무 협소하지만, 새로 입주할 곳이 마땅치 않다”며 “기금을 활용해 단독건물을 마련할 수 있도록 시와 적극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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