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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ㆍUAE 군사협정 문제 ‘봉인 후 논의’ 절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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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ㆍUAE 군사협정 문제 ‘봉인 후 논의’ 절충

입력
2018.01.09 18:35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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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협력 강조하며

“아크부대 이름처럼 형제국가로”

칼둔 “관계 항상 좋을 수만은...”

군사협정 갈등설 에둘러 시인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후 청와대에서 아랍에미리트 왕세제 특사 자격으로 방한한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행정청장을 만나 기념촬영하고 있다.고영권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후 청와대에서 아랍에미리트 왕세제 특사 자격으로 방한한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행정청장을 만나 기념촬영하고 있다.고영권기자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행정청장의 특사 방한으로 한ㆍUAE 관계가 격상되면서 지난달 초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의 UAE 방문을 둘러싼 양국 갈등설은 한동안 잦아들 전망이다. 다만 양국은 갈등의 진원지로 지목된 이명박(MB) 정부 시절의 양국 간 군사협력 관련 이견은 근원적 해결 없이 그대로 봉인한 채 넘김으로써 논란의 불씨는 완전히 꺼지지 않았다.

칼둔 청장은 9일 임 실장과 오찬을 겸한 면담에서 “항상 좋을 수만 없고 때론 안 좋을 때도 있지만, 서로 극복해서 화합해 가는 게 결혼생활이 아니겠나”며 양국 관계를 ‘결혼생활’에 비유했다. 또 “좋지 않은 어떤 것도 좋게 되도록 할 수 있다”는 아랍 속담을 소개하며 정치권과 언론이 제기했던 양국 간 갈등설을 에둘러 시인했다.

그럼에도 양국 관계가 변함 없이 돈독해져야 한다는 점에서 양측은 의기투합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를 찾은 칼둔 청장을 접견하고 “양국 관계를 아크(Ahkㆍ형제)부대의 이름처럼 진정한 형제국가 관계로 발전시켜 나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또 칼둔 청장이 “양국은 이혼을 허락하지 않는 가톨릭식 결혼을 했다”고 말하자, 문 대통령이 “결혼했으니 뜨겁게 사랑합시다”고 화답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과 임 실장, 칼둔 청장은 이날 ‘친구’, ‘형제’, ‘진심’ 등의 단어를 번갈아 사용하면서 양국 간 신의를 강조했다.

이는 양측이 이전 정부에서 맺은 양국 간 군사협력 협정과 양해각서(MOU)들을 되돌리기 어렵다는 데 뜻을 같이 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군사협력과 관련한 양국 간 약속을 되돌리기는 쉽지 않다”며 “이날 합의한 외교ㆍ국방과 관련한 2+2 대화 채널이 우리 측의 의견을 전달하는 통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비춰 현 정부도 원전 수주 등 경제적 이익 등을 감안해 이전 정부의 군사협정과 MOU의 큰 틀은 유지하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UAE 분쟁 시 아크부대의 자동개입’ 등 논란의 소지가 있는 일부 조항들은 2+2 전략대화에서 시간을 두고 해결할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이번 양국의 발표가 국익을 고려해 문제의 완전한 해소 대신 ‘봉인 후 논의 방식’이라는 절충점을 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른바 한중관계에서의 ‘사드(THAADㆍ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식 해법’을 차용했다는 얘기는 그래서 나온다.

국내에서도 논란은 여전히 남아 있다. 그동안 시민단체에선 MB 정부의 원전 수주 대가로 파병된 아크부대와 관련해 법적 근거가 미비한 점을 들어 철수 요구가 끊이지 않았다. 또 자유한국당 등은 문재인 정부가 비밀 군사협정과 관련해 국회 비준동의가 필요하다고 UAE측에 섣불리 문제를 제기했다가 이번 외교 논란을 자초했다는 주장을 거둬들이지 않고 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임 실장이 왜 UAE를 갔는지에 대해선 하나도 소명된 것이 없다”고 비판을 제기했고, 김철근 국민의당 대변인도 “양국 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격상시키기로 합의한 것을 환영한다”면서도 “원전 계약 등 모든 의혹들이 완전하게 해소됐다고 볼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김회경 기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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