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야구의 홈런왕 박병호(32ㆍ넥센)가 미국 메이저리그 도전을 마감하고 2년 만에 친정 넥센으로 돌아왔다.
박병호는 9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공항 인근 그랜드 하얏트 인천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2년 전 큰 목표를 갖고 미국으로 떠났는데 첫해는 부상, 작년엔 마이너리그에서 시간을 보내며 힘들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지만 결과가 안 좋았는데 이장석(넥센) 대표가 전화를 해 ‘한국에 와서 다시 뛰어달라’고 해줘 돌아하기로 마음을 먹었다”고 복귀 배경을 밝혔다. 이어 “이왕 돌아왔기 때문에 넥센이 올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박병호는 KBO리그에서 2012년부터 2015년까지 4년 연속 홈런왕과 타점왕에 오른 거포다. 2011년 7월 LG에서 트레이드로 넥센 유니폼을 입은 그는 2012년부터 풀타임을 뛰며 본격적으로 홈런포를 가동했다. 2012년 31홈런, 2013년 37홈런, 2014년 52홈런, 2015년 53홈런을 쳤다. 2년 연속 50홈런은 박병호가 최초였다.
2015시즌 종료 후 포스팅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했다. 포스팅 금액 1,285만 달러를 적어 낸 미네소타 구단이 독점 계약 권한을 얻었고, 박병호는 미네소타와 4+1년 총액 1,200만 달러에 사인했다.
그러나 박병호의 미국 생활은 순탄치 않았다. 2016시즌 초반 홈런포를 펑펑 터트렸지만 빠른 공에 약점을 노출하면서 성적이 추락했다. 타율 0.191 12홈런 24타점을 남기고 7월 마이너리그로 내려갔다. 이후 박병호는 한 번도 메이저리그에 승격하지 못했다. 2017시즌 시범경기에서는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도 팀 전력 구상에서 완전히 배제됐다.
박병호는 “지난해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하라는 통보를 받고 기회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기다리는) 시간이 생각보다 길어졌고, 자신감을 잃은 채 생활했던 것이 아쉽다”며 “식사나, 숙소 등 마이너리그 생활이 많이 힘들었다. 좀 더 즐겁게 야구를 하고 싶은 마음에 복귀를 결정했다”고 털어놨다.
2019년까지 미네소타와 계약이 남은 박병호는 잔여 연봉을 포기하는 조건으로 한국 복귀를 결정했다. 그리고 지난해 11월 친정 팀 넥센과 연봉 15억원에 입단 계약을 했다. 박병호는 “새로 유니폼을 받을 때 편안한 마음이 들고 기뻤다”며 “다시 야구장에서 즐겁게 뛰어다닐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박병호의 상징은 시원한 한 방이다. 스스로도 이를 잘 알고 있다. 박병호는 “최정(SK)이 외국 선수에게 지지 않으려고 많은 홈런을 쳤고, 노력도 했다. 올 시즌엔 나도 합류해서 많은 홈런으로 팬들이 즐거워했으면 좋겠다. 은퇴한 이승엽(전 삼성) 선배의 길을 따라가고 싶다”고 강조했다.
영종도=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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