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아들 야이르 네타냐후의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이스라엘이 발칵 뒤집혔다. 네타냐후 총리의 부패 의혹이 불거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내용의 녹취록이 더 큰 위기를 불러올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와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8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방송사 채널2 뉴스가 내보낸 야이르의 녹취록에 대해 보도했다. 네타냐후 총리가 정치적 권한을 이용해 가스 업계 거물에게 유리하도록 거래를 성사시켰다는 게 골자다. 해당 녹취록에는 야이르가 2015년 스트립 클럽 밖에서 이스라엘 가스 업계 거물인 코비 마이몬의 아들 오리 마이몬과 대화한 내용이 담겨있다. 마이몬은 타마 가스전을 소유한 이스람코의 주주이기도 하다.
녹취록에서 야이르는 오리 마이몬에게 "우리 아버지가 네 아버지를 위해 엄청난 거래를 성사시켰다"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가 코비 마이몬을 위해 200억 달러 규모 거래를 성사시켰는데, 정작 친구인 오리 마이몬은 자신에게 400셰켈(약 116달러)도 빌려주지 않는 데 대한 서운함을 토로하는 내용이다. 주목할 부분은 당시 네타냐후 총리가 코비 마이몬에 유리한 방향으로 가스 거래가 진행되도록 했다는 내용이다. 실제로 당시 거래가 이뤄졌던 2015년에도 이스라엘에서는 관련 논쟁이 벌어졌다. 새로 발견된 천연가스 매장층에 대한 권리를 둘러싼 것이었다.
현재 이스라엘 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부패 혐의 조사가 한창 진행 중인 만큼, 아들 야이르의 녹취록 공개는 향후 조사에 큰 실마리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네타냐후 총리측은 해당 녹취가 총리를 모략하기 위한 일종의 마녀사냥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네타냐후 총리측 변호사인 요시 코헨은 '이스라엘 TV 뉴스' 방송사에 녹취 공개 중단을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녹취록 공개로 촉발된 이스라엘 국민들의 분노는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 수사가 미진함에 따라 대중은 매주 네타냐후 총리의 사임을 요구하며 ‘부패 반대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권민지 인턴기자(경희대 언론정보학과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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