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운 등 지명유래 다양
전국 101개 중 27개
신안 5개 가장 많아
2018년 황금개띠 무술년(戊戌年)을 맞아 전남이 개(犬)와 관련된 지명이 전국적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전남도는 눈길을 끄는 유래를 찾아 스토리텔링을 통해 관광상품화 시킬 예정이다.
9일 전남도에 따르면 국토지리정보원에서‘개의 해’를 맞이해 전국의 지명을 분석한 결과, 개와 관련돼 고시된 지명은 총 101개로, 이 가운데 전남이 27개로 가장 많았다.
전남에서는 여수시 2개, 나주시 2개, 신안군 5개, 화순군 4개, 고흥군 3개, 장성ㆍ진도ㆍ영광군 각 2개씩, 구례ㆍ보성ㆍ해남ㆍ영암ㆍ무안군 각각 1개씩 등이다.
여수시 소라면 구족도, 화양면 백초와 나주시 노안면 구와터, 빛가람동 황동, 구례군 산동면 견두산, 고흥군 동강면 계매, 두원면 신흥, 포두면 믹금, 보성군 노동면 구주, 화순군 도곡면 노구두, 도암면 복구래, 북면 길성, 이서면 전도, 해남군 운내면 수구고개, 영암군 삼호읍 구와도, 무안군 삼향읍 복구, 영광군 법성면 숙구지 등 다양하다.
또 신안군 비금면 개섬, 압해읍 개호, 자은면 구래동, 하의면 구두도, 흑산면 대술개도 등 5곳으로 도내에서는 제일 많다.
지명유래도 다양하고 재미있다. 개섬으로 신안군 비금면 수치리는 섬 모양이 달려가는 개처럼 생겼다 해서, 주구도(走狗島)라 부른다. 영광군 법성면 화천리 숙구지(宿狗地)는 마을의 지형이 잠자고 있는 개처럼 생겼다 해서 숙구지라 부른다. 여수시 소라면 대포리 구족도(狗足島)는 마을의 지형이 개의 발 모양으로 생겨서 개발섬이라 하고 한자음 표기로 구족도라 부르고 있다.
또한 고흥군 포두면 남성리익금(益金)은 마을 앞에 모래가 많이 쌓이는 해안이 있어 ‘장사리’라 부르다가, 어촌의 지명으로는 부르기에 적합치 않다고 해 뒷산 지형이 육구미(六狗尾ㆍ여섯마리 개의 꼬리가 모이는 모양)라는 뜻에서 육구미라 했으나 개 모양에 의한 지명으로 인재가 배출되지 않아 발음이 비슷한 익금이라 칭하게 됐다고 한다. 화순군 이서면 도석리 전도(傳道)는 마을의 뒷산이 개(狗) 모양인데, 개 앞으로 길을 내주면 좋다해 견도(犬道)라 불리던 것이 후에 발음의 변화로 전도로 되었다 한다.
재앙과 액운 등을 쫓기 위해 지명이 개명된 흥미로운 지명도 있다. 구례 산동면과 전북 남원 수지면에 걸쳐 위치한 ‘견두산’은 개의 머리를 의미한다. 원래 이름은 호랑이의 머리를 닮아 ‘호두산’으로 불리다 이 일대에 호랑이에게 물려 죽은 일이 많아 산을 향해 호랑이 형상을 만들어 놓고 이름을 ‘견두산’으로 개명한 결과 재앙이 없어졌다는 이야기도 전해지고 있다.
박병춘 전남도 토지관리과장은 “문화와 역사가 있는 지명을 보다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유래 등을 발굴해 관광자원으로 활용되도록 노력할 계획”이라며“각 지역에서 유래한 고유의 전통 지명이 부여되도록 문헌 등 자료 조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경우 기자 gw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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